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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1번 경험 있잖아" 심우준→이진영→황영묵? 한화 리드오프 여전히 실험중 "투수 맞춤형 쓴다" [IS 포커스]
    차승윤 기자
    입력 2025.03.1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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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는 프로야구 팀들의 한 해 '윤곽'을 알 수 있는 무대다.

전 포지션에서 '실험'이 이뤄지긴 해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어느 정도 청사진을 그려놓고 시작하기 때문이다.한화 이글스도 그렇다.

김태균이 은퇴한 후 4번 타자를 지켜온 '홈런왕' 노시환은 올해도 4번을 맡는다.

호타준족 새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노시환의 앞을 지키고 뒤엔 주장 채은성이 출격한다.

주전 유격수는 4년 50억원을 투자한 심우준이 출격하고, 선발 로테이션은 류현진-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엄상백을 주축이고 5선발 문동주가 차후 합류해 이를 완성한다.

마무리 투수는 올해도 주현상이 지킨다.그런데 좀처럼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자리가 있다.

1번 타자다.

당초 스프링캠프에선 심우준의 기용이 유력히 점쳐졌다.

김경문 감독은 2020년 35도루를 기록한 심우준의 기용을 거론했지만, 통산 타율 0.254 출루율 0.303의 심우준은 공격보단 수비에 가치가 큰 야수다.

김 감독은 귀국하면서 "내가 생각한 선수가 잘해줄 것"이라고 1번 타자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4경기를 치른 시범경기에서 현재까지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선 건 외야수 이진영이다.

프로 통산 타율 0.221로 콘택트 약점이 있지만, 선구안을 갖춘 편이다.

2020년 출루율 0.370, 2023년 출루율 0.344를 기록하는 등 순출루율 8푼 이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자원이다.

다만 시범경기에선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3경기 타율 0.091 출루율 0.167에 그친다.한화는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리드오프를 바꿨다.

내야수 황영묵이다.

그는 이진영과 유형이 다르다.

좌타자로 우타자인 이진영의 반대 타석에 선다.

이진영이 낮은 타율 대비 장타·선구가 조금 더 준수하다면 황영묵은 지난해 프로 1년 차인데도 타율 0.301을 기록한 콘택트 히터다.

사실 황영묵은 올해 많은 타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지난해 그는 유격수와 2루수로 뛰었다.

기존 주전 키스톤 콤비로 꼽히던 이도윤, 문현빈, 하주석 등이 부진을 겪은 틈을 타 기회를 받고 성적도 냈다.

올스타 2루수 안치홍이 영입됐지만 한화는 그를 1루수로 우선 기용했다.하지만 올해는 심우준이 영입돼 주전 유격수가 됐고, 안치홍도 2루수 기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황영묵 등 기존 센터라인 유격수 자원들은 적은 기회를 나눠 소화해야 한다.

그럴수록 한 타석이 소중한데, 황영묵이 11일 기회를 살렸다.

한화는 10일 SSG전 4회 손에 공을 맞고 교체된 안치홍에게 11일 휴식을 줬다.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손등이 아니라 손날을 맞아 다행이었다.

손등이었으면 조금 위험할 수 있었다.

예전에도 3번 정도 같은 부위를 맞은 기억이 있어서 본인도 많이 놀랐을 텐데 굉장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루수로 황영묵을 출격시켰고, 타순도 1번을 맡겼다.

이날 황영묵은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SSG 선발 정동윤에겐 2타수 무안타 물러났으나 4회 신지환에게 안타를 때려 빅이닝(5득점)에 힘을 보탰고 5회외 7회에도 각각 안타를 추가했다.

리드오프로서 자질을 확실히 선보였다.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리드오프 기용을 두고 "영묵이도 지난해 1번에서 친 경험이 있다.

그래서 오늘 기용한다"며 "시범경기 초반에는 상대 투수 유형에 따른 맞춤형 타선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은 "상대가 좌투인지 우투인지 모두 알려주는 만큼 그에 맞는 타선 라인업을 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황영묵으로서는 공격력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지난해 실책 12개를 기록한 그는 유격수 수비에선 심우준을 넘기 어렵다.

2루수에선 안치홍의 이름이 지닌 무게감을 넘기 쉽지 않다.

안치홍이 지명타자로 나눠 출전하는 등 경우의 수를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이외에도 문현빈, 하주석, 이도윤 등 기존 내야 자원들과 경쟁이 계속될 수 있다.황영묵에겐 자기 어필이 필요한데, 일단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의 개막전 1번 타자가 누가 될지는 남은 시범경기 일정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일단 이날 황영묵은 1군에서 생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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