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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부상·독감도 막지 못한 올잉글랜드 여왕 등극...안세영, 이제 '무패 시즌' 겨냥
    안희수 기자
    입력 2025.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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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세영(23·삼성생명)도 자부한다.

이 시대의 배드민턴 여제는 바로 자신이라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전영 오픈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2-1(13-21, 21-18, 21-18)로 이겼다.안세영은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평가받는 전영 오픈에서 2년 전 한국 선수로는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무릎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의 준결승전에서 패했지만, 왕즈이를 꺾고 다시 왕좌를 되찾았다.

더불어 한국 선수 최초로 전영 오픈 여자단식에서 2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8강까지 순항한 안세영은 2년 전 패전을 설욕한 야마구치와의 4강전 2게임 막판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결승전에서는 1게임부터 이전 같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허벅지 통증 탓에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딛고 자세를 낮추는 런지 동작에 문제가 생겼고, 밸런스가 흔들린 탓에 백핸드 스트로크의 정확도까지 떨어졌다.

상대 왕즈이도 이를 간파한 듯 거듭 안세영의 왼쪽으로 공격을 보냈다.

안세영은 결국 1게임을 13-21로 완패했다.

안세영은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기세 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해 2게임 초반부터 점프 스매시를 연달아 시도했고, 6-6 동점에서는 1분 30초 동안 이어진 랠리에서 주무기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득점에 성공했다.

안세영의 헤어핀과 드롭샷은 1게임보다 정교해졌다.

무엇보다 강점인 체력을 앞세워 서두르지 않는 경기 운영으로 상대 범실을 유도한 전략이 잘 통했다.

안세영은 18-18에서 다시 펼쳐진 랠리에서 좌·우로 몸을 달려 왕즈이의 공격을 봉쇄한 뒤 헤어핀이 높이 뜬 틈에 점프 스매시를 꽂아 리드를 잡았다.

이후 안세영은 2연속 득점하며 게임 스코어 균형을 맞췄다.

안세영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통증 탓에 득점 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가 재개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강인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안세영은 3게임 18-18에서 3연속 왕즈이의 범실을 유도하며 1시간 35분 동안 이어진 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안세영은 승리를 확정한 순간 왕관을 쓰는 듯한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이에 대해 장내 아나운서가 "전영 오픈의 여왕이 됐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

이제 내가 여왕이다(Yes, I’m a queen now)"이라고 외쳤다.BWF 홈페이지는 사실 안세영이 부상뿐 아니라 독감까지 걸려 더 힘든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가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뛰어넘기 위해 도전했다.

안세영은 자신이 왜 이기기 어려운 선수인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라고 평가했다.안세영도 BWF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전영 오픈) 4강전 탈락을 통해 얻은 교훈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걸 배웠다"라고 했다.

안세영은 이번 전영 오픈에서 라이벌이었던 천위페이(8강)와 야마구치(4강)를 차례로 꺾었고, 부상을 안고도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왕즈이까지 무너뜨렸다.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20전 전승을 거두며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적수가 없는 그가 이제는 '무패 시즌'에 도전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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