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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여제도 당황한 대진표...'금의환향' 안세영 "진짜 챔피언이라면 모두 이겨내야" [IS 현장]
    안희수 기자
    입력 2025.03.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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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잉글랜드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금의환향했다.

안세영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전영 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왕즈이를 게임 스코어 2-1(13-21, 21-18, 21-18)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3년 대회에 이어 2년 만에 챔피언을 탈환했다.

더불어 한국 여자단식 선수 최초로 전영 오픈에서 2회 정상에 오른 선수가 됐다.

안세영은 결승전에서 자신이 왜 '여제'인지 증명했다.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4강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통증이 생겼고, 낫지 않은 상태에서 결승전에 나서야 했다.

1게임에서는 한쪽 무릎을 구부리는 런지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특유의 끈끈한 수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2게임부터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6-6에서 무려 1분 30초, 79회나 이어진 랠리에서 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특유의 '강철'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한 안세영은 2게임을 잡았고, 1~2점 차 박빙 승부가 거듭 이어진 3게임에서도 18-18에서 왕즈이의 3연속 범실을 유도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안세영은 승리 확정 뒤 왕관을 쓰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장내 아나운서가 "전영 오픈의 여왕이 됐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

이제 내가 여왕이다(Yes, I’m a queen now)"이라고 외쳤다.18일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

안세영이 모습을 드러내자 "안세영,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이들이 많아졌다.

밝은 표정과 손짓으로 화답한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금)메달을 걸고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라고 웃어 보였다.

현지 매체를 통해 그가 부상뿐 아니라 감기까지 걸린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그야말로 투혼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내 불찰로 감기가 걸렸다.

호흡하는 것도 힘들었고, 몸 상태도 올라오지 않았다.

힘든 경기를 하고도 잘 이겨내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던 것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한쪽 무릎을 굳혀 수비하는 런지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강점인 헤어핀 정확도가 흔들렸다.

고개를 젓거나, 라켓을 허공에 휘두르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2게임부터 마치 언제 다른 사람처럼 힘을 냈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안세영은 "다 이겨내고 결승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이번 전영 오픈 우승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건 그가 '전' 랭킹 1위이자 '천적'이었던 천위페이(중국)와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각각 8강과 4강에서 물리치고, 지난해 자신은 2연속 이긴 왕즈이까지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안세영도 "대진표를 보고 '이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

하지만 안세영은 "하지만 정말(진정한) 챔피언은 다 이겨내야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면서 대회를 치른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의 우승 세리머니는 국내 스포츠팬에 쾌감을 안겼다.

자신을 전영 오픈의 여제라고 자부한 안세영의 당당한 모습에 매료됐다.

안세영은 "2023년에는 내가 우승할 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더 멋지게, 여왕처럼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인터뷰를 할 때도) 영어 공부를 할 때 '자신 있게 해야 한다'라고 해서 한 번 해봤다"라며 넉살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안세영과 왕즈이는 유독 랠리가 많은 경기를 보여줬다.

두 선수 모두 코트에 주저 앉거나 고개를 떨구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면이 많았다.

안세영은 "수많은 감정이 오갔던 것 같다.

포기하고 싶다가도, 한 발만 더 나아가면 될 것 같아서 '다시 뛰어보자, 뛰어보자'라고 되뇌었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빅 랠리(2세트 6-6 상황)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게 정말 큰 의미 있었다.

상대가 지치는 걸 보니까 오히려 힘이 났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경기 뒤 왕즈이와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는 "이런(랠리가 많은) 경기는 이제 하지 말자"라며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고.

안세영은 올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20전 전승을 거두며 모두 정상에 올랐다.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안세영은 "딱히 (기록)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에겐 만족이 없었다.

'역대급 명승부'로 평가받는 이번 전영 오픈 결승전에 대해서도 "내 배드민턴 인생의 일부분이었다.

나는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라고 엷은 미소를 보여줬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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