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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가입자 아닌 '수익성' 확대로 전략 전환할 것"
    입력 2024.10.23 18:47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내년 전략이 가입자 규모 확대에서 수익성 중시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국내 OTT 사업자의 성장을 위해 거버넌스 변화와 정책적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23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OTT 산업 10년의 조망과 2025년 OTT 시장 전망' 토론회에서 유건식 KBS 전 공영미디어연구소장 겸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모든 OTT 서비스들이 지난해부터 수익성 확대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요금 인상, 광고 확대,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 전 소장은 OTT 기업들이 독자 생존이 아닌 공존하는 모습으로 변모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그는 파라마운트+가 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와 드라마 '옐로스톤'을 타사에 판매한 사례, HBO맥스가 일부 콘텐츠를 로쿠나 폭스의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서비스(FAST)에 재판매한 사례 등 글로벌 사례를 들었다. 유 전 소장은 "내년에도 미디어 기업 간의 협력이나 OTT의 쌍방향성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디어 기업들이 넷플릭스를 적이 아닌 동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전 소장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디즈니 등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지상파 방송사와 웨이브의 콘텐츠 독점이 끝나는 시점에 넷플릭스가 적극적인 콘텐츠 구애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콘텐츠를 제작해 광고나 해외 판매를 통해 투자 비용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넷플릭스와의 협력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OTT의 AI 도입 ▲구독에서 광고 중심으로 변화 ▲드라마에서 예능·스포츠 콘텐츠로 관심 이동 ▲OTT의 주도권이 방송사에서 통신사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OTT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정부의 거버넌스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는 "현재 콘텐츠·미디어 관련은 문체부, 과기정통부, 방통위 등 세 개 부처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하면 세 개 부처에서 이견이 없는 부분만 관계부처 합동이라는 식으로 (정책을) 낸다"고 현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겸임교수는 "미디어 전체를 통합하는 미디어국, 미디어커뮤니센터 같은 부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상임위도 바뀌고 산하 기관도 통합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통합미디어법안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OTT 사업자가 차별화 전략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예능 위주의 차별화 된 OTT로 가거나 공동투자 후 수익 분배 등의 방법 등도 고안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FAST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유통도 중요한데, 직접 진출은 한계가 있지만, FAST를 이용해 간접 진출도 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FAST를 통해 간접진출을 한다면 유통,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미디어콘텐츠융합발전위원회의 펀드 조성 정책도 좋지만, 민간투자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가능할지 걱정도 있다"고 했다.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방송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처럼 글로벌 사업자들의 수익이 국내에 다시 돌아오게 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며 "세금을 내는 방식이 아닌 투자를 유인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야 하고, 이런 부분에서 정책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방발기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는데 유럽에서 기금의 의미는 (사업자가) 그 나라에 투자한 것 대비 이윤이 높을 때 추가 이윤을 회수하는 것"이라며 "유럽은 넷플릭스가 그 나라에 투자를 많이 하면 환급해주는 것도 있지만, 한국은 점유율이 높아지면 기금이나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규제 중심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김 위원은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 혹은 완성된 한국 콘텐츠를 밖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자본이 해외에 나가서 콘텐츠를 만들고 글로벌 OTT에 유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오로지 한국 콘텐츠 사업자들만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만 노린다면 절대 글로벌화될 수 없고, 공정한 경쟁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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