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스타트업 메디웨일이 심혈관, 신장, 안과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과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AI 기술로 의료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한 망막 이미지를 분석,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이 그것이다.
이근영 메디웨일 CPO(최고제품책임자)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망막 이미지를 분석하는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아, 심혈관 및 다양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닥터눈’이라는 브랜드의 메디웨일 제품군에는 망막을 활용한 AI 기반의 진단 및 예측 기술이 적용돼 있다. 핵심 기술은 망막 이미지를 분석해 심혈관, 신장, 안구 질환 및 노화 관련 건강문제의 위험을 예측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안저(동공을 통해 보이는 눈의 안쪽) 카메라를 통해 눈 검사를 받으면 30초 안에 AI 판독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현재 내과, 안과, 가정의학과를 포함한 약 150곳의 상급 종합병원, 검진센터, 개원의에서 닥터눈을 사용 중이다.
메디웨일이 이러한 진단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의 독특한 의료 체계 덕분이다. 메디웨일은 200만 개 이상의 망막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는 국민들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CPO는 "한국에서 전국민이 건강검진을 받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수집이 가능했다"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혈관질환, 신장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예측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디웨일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닥터눈 CVD’는 망막 이미지를 분석해 미래 심혈관질환(CVD)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다. 기존의 심혈관질환 예측 방식인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를 이용한 심장 CT 검사와 견줄 만큼 정확도가 높다. 또 방사선 노출 없이 간단한 망막 촬영만으로 신속하게 예측이 가능하다. 이 CPO는 "닥터눈 CVD는 환자에게 방사선 노출 없이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어 기존의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검사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라며 "특히 1차 의료 환경, 예를 들어 동네 병원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의료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핵심 제품인 ‘닥터눈 CKD’는 만성 콩팥병(CKD)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다. 일반적으로 만성 콩팥병 예측에는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와 같은 방법이 사용되지만 닥터눈 CKD는 간단한 망막 촬영만으로도 높은 정확성을 보인다. 특히 증상이 없는 환자도 조기에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닥터눈 Fundus는 녹내장, 백내장, 망막 질환을 진단하는 AI 소프트웨어로, 메디웨일의 진단 솔루션 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 중 하나다. 이 소프트웨어는 민감도(실제로 양성인 사람이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될 확률) 92%, 특이도(실제로 음성인 사람이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될 확률) 95%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며, 단순한 망막 촬영만으로 다양한 안과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기존의 안과 진단 방식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진행되며,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부담을 줄여준다.
이들 제품들은 2022년 8월 국내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후 지난해부터 비급여로 클리닉, 검진 센터, 대형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메디웨일의 진단 기술들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이 게재됐다. 그 중 ‘란셋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린 논문들은 메디웨일의 AI 진단 기술의 신뢰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메디웨일은 지난해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통해 총 114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R&D)에 더욱 집중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메디웨일은 내년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FDA 승인을 준비 중이다.
메디웨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AI 기술을 통해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예방적 치료를 보다 저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CPO는 "AI를 통해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관리하는 게 질병 예방의 핵심"이라며 "AI 기술을 더 발전시켜 의료 전문가와 지역사회 간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의료 산업을 혁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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