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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위기와 기회가 공존, 새 백악관 주인에 요동칠 K-산업[2024 美 대선]
    입력 2024.10.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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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5일 미국의 새 백악관 주인이 결정된다. 누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냐에 따라 산업·통상 전략과 각 산업 분야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계와 기업 총수들은 그동안 미국 대선 동향을 살피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왔다.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미국의 주요 인사들을 국내로 초청해 고견을 듣고 미국에 가서 만나기도 했다. 이재용(삼성), 최태원(SK), 구광모(LG) 등 기업 총수들도 시간을 내서 미국에 출장을 가고 국내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미국 인사들과 회동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후보가 교체된 지난 7월 말 이후 높은 지지율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대선 경쟁을 펼치자 이런 노력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미국 대권을 누가 쥐느냐는 우리 기업들에는 생사의 문제와 가깝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주 무대가 된 미국 시장 정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는 자동차 등도 같은 분위기를 보인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규모가 대폭 커지고 미국이 우리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더욱 그렇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5월 대미 수출 규모는 533억 달러로 대중 수출을 웃돌았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대미 수출은 2002년 이후 22년 만에 대중 수출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을 잡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도태될 것을 우려할 정도로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이 통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막대한 권한을 법으로 부여하고 있다. ‘슈퍼’가 붙기도 하는 무역법 301조가 대표적이다. 교역상대국의 불공정 행위로 미국 산업에 손해를 입히면 대통령이 무역 보복에 나설 수 있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우리 산업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산업별로 기대와 우려가 모두 있는 가운데서 후보별 공약을 잘 분석하고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재도약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대선 직후에는 액션 플랜이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기회 공존하는 반도체
미 대선에 가장 민감한 품목은 반도체다. 한국무역협회가 매달 내놓는 ‘통상브리프’, 산업연구원이 10월 내놓은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보고서 등에 따르면 반도체는 새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상황이 가장 크게 바뀔 분야로 꼽힌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반도체를 최근 첨단 핵심 사업으로 주목하며 힘을 쏟고 있어서다. 현 정부가 밀고 있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이 유지되느냐 여부가 큰 관심거리다. 미국 정부는 이 법에 따라 외국 기업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도 삼성전자가 64억 달러(약 9조원), SK하이닉스가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결정됐다. 대출 지원과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예정이다. 해리스가 당선되고 이 법이 기존대로 잘 유지돼야 가능한 일이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되면 칩스법과 우리 기업들의 보조금 향방도 불투명해진다. 다만 트럼프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견제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가 있다.
두 후보 모두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현지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권리 보호 등에 대한 공약을 내고 있는 점은 미국에 공장을 지어 운영하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로선 인건비 등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전기차는 호조·배터리는 예측 불허
수출의 47.3%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자동차는 누가 당선되든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부 현황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가 집권하면 현 정부의 전기차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 우리 기업의 전기차 수출에도 호재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가 지속될 것이란 점도 우리 차업계엔 긍정적이다. 내연기관 자동차 역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출이 예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IRA를 폐지, 전기차 지원 규모를 축소하면서 전기차로 사업을 전환하려던 우리 기업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생산설비 투자 조정, 전기차 공장의 용도 변경 등 과도기를 겪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는 늘어 우리 기업들에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오히려 중국을 배제하는 수입 정책이 해리스보다 더 강한 성격을 띠면서 우리 기업들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다만 트럼프 당선 시 바이든 행정부 기간에 우리 자동차의 대미 수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점을 주목, 축소하기 위해 나설 우려가 있다.
전기차 사업 동향과 맞물려 있는 분야로 배터리가 있다. 우리 전기차가 잘 팔리면 차를 굴러가게 하는 배터리도 우리 제품을 많이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해리스 집권 때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정부에 이어 유지될 친환경에너지 확대, 기후변화 기조에 계속해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숙제가 있고, 트럼프는 IRA 폐지와 전기차 시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할 경우 배터리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우리 기업들도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테슬라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한 만큼 전기차 역시 육성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한다.
트럼프 피하고픈 철강
철강·석유화학 등은 트럼프보다 해리스를 대체로 선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우리 철강 기업들은 트럼프를 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1기 때 비상식적인 고관세 정책으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어서다. 트럼프는 1기 정부 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의 안보 강화를 명목 삼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해 각각 25%,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트럼프는 2기 집권 시 이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 사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철강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해리스가 당선되더라도 우려는 있다. 해리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서 잠정 중단됐던 ‘글로벌 지속가능한 철강협정(GSSA)’ 타결을 위한 협상에 다시 나서고 탄소무역장벽이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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