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남은 임기 안에 삼성전자 등과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남은 두 달은 칩스법 협의를 진행 중인 20개 이상의 회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에 칩스법을 통한 국내 칩 산업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 등 일부 업체는 협상을 마무리해 조만간 최종 보조금을 발표할 전망이다. 다만 인텔, 삼성,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계약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2022년 제정된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대가로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까지 미 상무부는 보조금 가운데 90% 이상을 배정했지만, 구속력 있는 계약은 한 건만 발표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칩스법 존속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20여개 기업의 입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달이 중요한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칩스법을 두고 "너무 나쁘다"며 보조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보다 관세가 반도체 산업 진흥에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도 칩스법을 간소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해도 칩스법이 유지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중국과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수 반도체 기업의 공장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은 양당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덤 포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 관세를 유지했던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가 바이든과는 조금 다르게 돈을 뿌릴 수 있도록 법안을 재해석하려 들 수는 있어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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