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포스코 그룹의 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붙이고 있다. 수익성이 낮았던 이차전지 음극 코팅재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중국 스테인리스 제철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은 수익성이 낮은 국내외 사업을 정리해 저탄소 제철과 이차전지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8일 포스코홀딩스의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가 출자한 비상장 법인(단순투자 목적 제외) 총 72곳 중 30곳이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1조3400억원 적자를 기록한 FQM이 가장 손실이 컸다. 서호주 레이븐소프 광산을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 광산업체다. 포스코그룹이 2021년 5월 레이븐소프의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당시 약 2700억 원)에 인수했다. 포스코는 레이븐소프 광산에서 생산한 니켈 가공품을 올해부터 연간 3만2000t(니켈 함유량 기준 7500t) 공급받기로 했다. 전기차 18만 대에 들어가는 물량이다. FQM의 올 상반기 손실 폭이 컸던 것은 니켈 등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조업 중단 여파로 해석된다.
포스코 장가항 스테인리스(PZSS)는 올 상반기 169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997년 중국 장가항시에 설립된 포스코 최초의 해외일관제철소로 최근 매각을 결정하고 자문사 선정에 나섰다. 이어 뉴칼레도니아 니켈 생산법인인 SNNC가 1685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포스코 아르헨티나 홀딩스가 73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를 포함해 철강·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 기업들이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에 따라 철강 사업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고 배터리 소재 분야도 캐즘(성장산업의 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에 따라 수요와 가격 하락을 동시에 겪고 있는 상태다.
손실 폭의 규모가 컸다고 해서 구조 개편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 취임 이후 철강·이차전지 소재 등 '핵심사업' 이외의 일부 그룹 사업을 구조 개편 대상으로 삼았다. FQM, SNNC, 포스코 아르헨티나 홀딩스 등의 적자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위한 투자와도 연결돼 있어 사업 정리 가능성은 낮다. 중국 배터리 소재가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배제되는 정책에 따라 음극재 흑연 관련 합작사 등의 지분, 자산을 정리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그룹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적자가 지속되거나 투자 목적을 상실한 사업 120여개를 정리하고 이를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6년까지 구조 개편 작업으로 약 2조6000억원의 현금을 유입해 핵심 사업 재투자 및 주주환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철강·이차전지 사업과 더불어 미래 신소재 사업에도 새롭게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철강 부문에서 인도와 미국지역에 상공정 투자를 추진하고, 저수익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 운용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차전지소재산업은 시장 성장둔화 시기를 적극 활용한 우량 자원 확보 및 효율적인 양산체계 구축 등 근원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원료·소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또 3년 내 유망 선도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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