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 인천도 영종도에 들어선 외국인 카지노 인스파이어가 문을 열면서 치열한 모객 경쟁으로 주요 카지노 기업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내륙에 영업장을 둔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파라다이스는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제주에서 영업장을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중국인 방문객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리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용산, 부산 등 3곳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은 3분기 영업이익이 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938억원으로 2.9% 감소했다. 3분기 카지노 드롭액은 2조7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었으나 홀드율이 10.4%로 2.1%포인트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마케팅 활동비도 4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03억원)와 비교해 18.1%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GKL의 주요 수익원인 중국 VIP가 비자가 필요 없는 제주 지역 카지노로 옮겨가고, 올해 초 개장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카지노에서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인천 영종도에서도 일부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GKL 관계자는 "해외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해 일본과 대만, 몽골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직원을 파견하고 VIP 고객을 접견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중화권 시장의 경우 VIP 수요 회복을 위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 마케팅 활동을 유지하고 기존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맞춤형 이벤트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워커힐과 제주, 부산,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등 4곳에서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 중인 파라다이스도 3분기 영업이익이 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2682억원으로 6.1% 줄었다. 드롭액이 1조773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으나 홀드율이 10.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가량 감소한 여파다.
반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외국인 카지노 운영사인 롯데관광개발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나 상승한 183억원이다. 매출도 41.22% 늘어난 1367억원으로 예상됐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2021년 6월 드림타워 개장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매분기 3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다가 외국인 카지노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올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 효과와 중국인 입도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 제주를 잇는 해외항공 직항 노선 등이 확대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제주의 해외 직항 노선은 2분기 159회에서 3분기 195회로 늘었다. 올해 중국인 입도객 수는 150만명 이상으로 2015년의 68%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 드림타워 카지노의 전체 방문객 중 80%가량이 중국인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해외 직항 노선 확대와 맞물려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호텔과 카지노의 매출 동반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카지노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지난 8일부터 한국인 입국자에 대해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양국 관광교류가 확대되고,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카지노)신규 중국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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