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전 세계적인 K-라면 돌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3분기 라면 3사의 성적표가 극명히 엇갈렸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여전한 인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00% 이상 성장한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해외 사업 호조에도 내수부진에 큰 타격을 입으며 영업이익이 20~30% 급감했다.
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0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89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9.9%였다.
삼양식품은 전 세계적인 불닭볶음면 신드롬에 힘입어 3분기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과시했다. 해외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보다 43% 늘어난 342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에 달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한 현지 맞춤형 전략과 미국 및 유럽 내 불닭브랜드 인기 확산이 매출로 이어지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삼양식품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조249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1조1929억원)을 뛰어넘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131% 늘어난 2569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올해 상반기 전년도 연간 실적을 넘어선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불닭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 신설한 인도네시아, 유럽판매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내년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인 K-라면 강자로 꼽힌 농심은 해외 사업 호조에도 극심한 내수 부진 영향을 상쇄하지 못하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농심의 경우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5% 감소했다. 매출액은 8504억원으로 0.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4%를 기록했다.
우선 해외 사업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다. 해외 매출의 경우 국내 수출(+33.5%)을 중심으로 미국(+1.4%), 일본(+20.3%), 호주(+15.4%), 베트남(+20.4%)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농심은 "국가별 식문화를 고려해 신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거래선 정비로 직거래 비중을 늘려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효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수 및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내수사업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며 특히 스낵(-6.6%), 음료(-13.8%) 카테고리에서 매출 감소폭이 컸다. 이에 농심은 내수시장 침체에 대응해 판촉비를 늘렸고, 해상운임을 포함한 수출 비용 등 경영비용이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했다.
오뚜기도 사정이 비슷했다. 오뚜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041억원으로 0.5% 줄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 부문 매출과 이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액 증가가 미미했고 매출을 위한 판매비가 늘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이 누적 10억2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1년 전보다 3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라면 수출액이 9억5200만달러였는데, 올해는 10개월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농식품부는 연말까지 수출액이 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라면 수출액은 10년 전인 2014년에는 2억1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월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은 이후 매월 1억달러 이상 수출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올해 1∼10월 중국으로 수출한 라면은 2억1000만달러로 18.6% 증가했고, 대미 수출액은 1억8000만달러로 65.0% 늘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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