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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해주던 '中 이모님' 이젠 세탁까지?…로보락, 삼성·LG에 도전장
    입력 2024.11.19 10:30

[ 아시아경제 ] 국내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을 선도해 온 중국의 로보락이 이번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형성한 신(新)시장에 처음으로 제삼자가 공식적으로 도전하는 사례다. 로보락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이미 인기를 얻은 세탁건조기 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로보락이 국내에서 청소기를 제외한 생활가전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중국 가전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이달 말 올인원 세탁건조기 2종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열린 독일 가전박람회 'IFA 2024'에서 공개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오(Zeo)' 시리즈와 초소용 올인원 세탁건조기 'M1 퓨어'가 그 주인공이다.

해당 제품들은 중국 내수에서 이미 출시한 바 있는 제품으로, 국내 가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세로로 쌓을 필요 없이 하나로 해결해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점, 세탁물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번거로움을 없앴다는 점에서 '혁신 가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침체됐던 가전 시장을 들썩인 제품이다. 무엇보다 옷감 보호에 특화한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하면서 건조 과정에서 옷감이 상하던 문제를 해결해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세탁기 신규 판매 규모는 연 150만대 내외다.

로보락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과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전략을 취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이 내세우는 인공지능(AI) 기술이나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취하되 용량을 줄여, 대용량 제품은 400만원을 호가하는 국내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로보락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오원'. 로보락

실제 제오 시리즈는 세탁 10㎏·건조 6㎏ 용량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세탁 25㎏·건조 15㎏)에 비하면 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소형 가전을 원하는 1~2인 가구가 타깃이다. ‘M1 퓨어’는 세탁 1㎏·건조 500g으로 매일 세탁하는 속옷이나 양말, 유아복, 운동복 세탁에 적합하다. 가장 고가인 제오 시리즈는 5999위안(약 110만원)에 판매됐으며, 가장 저가인 M 시리즈는 1999위안(약 39만원)에 판매됐다.

로보락의 세탁건조기는 이른바 '제오-사이클(Zeo-cycle)'로 명명한 중온 건조 기술을 탑재했다. 기존 건조기와 달리 AI 및 스마트 센서로 제어돼 정확한 온도에서 의류 건조가 가능하다. '제오원'으로 출품한 로보락의 세탁건조기는 올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해당 기술로 혁신상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로보락의 초소형 미니 올인원 세탁건조기 'M1 퓨어'. 로보락

로보락의 세탁건조기가 국내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킬 경우, 한국과 중국 가전 업체 간 경쟁 구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주저했던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과는 달리,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최근 중국 업체들은 기존의 가격 경쟁력 대신 성능을 앞세우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로보락은 전날도 보급형 로봇청소기 '로보락 큐레보 커브'를 출시하며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제품은 업계 최초로 '섀시 리프트 시스템'을 탑재해 본체를 최대 10㎜ 들어 올리고, 바퀴를 개별 제어해 다양한 바닥과 장애물을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방 휠이 최대 4㎝까지 상승해 이중 문턱은 4㎝, 표준 문턱은 3㎝ 높이까지 넘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들이 1.5~2㎝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것과 비교해, 구축 주택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시장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로보락은 올 상반기 매출액 142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46.5%로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8월 기준 점유율은 30%대 후반으로 하락하며, 삼성전자가 30%대 중반 점유율로 바짝 뒤쫓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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