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7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인 가운데, 코코모시 시장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유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공화당 소속 토드 영 상원의원 등 IRA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강력히 지지해 온 인사들이 법안의 약화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분위기도 전해졌다.
타일러 무어 코코모시 시장은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국 인디애나주 경제개발공사 한국사무소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IRA 보조금 축소·폐지 가능성에 대해) 코코모시 역시 전기차·배터리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우려가 있다"면서도 "경제적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방문을 통해 삼성SDI와 솔브레인 등 코코모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무어 시장은 "차기 정부 내각 후보들을 보면 지나치게 극단적인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인디애나, 오하이오, 일리노이 등 첨단산업 제조·개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자신의 지역구에서 투자가 위축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콜린 렝크 인디애나 경제개발공사 국제센터장도 "토드 영 상원의원은 예산 배정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미국 기업들도 (보조금 혜택 등)기회를 누리고 있는 만큼 이를 철회하는 것은 (미국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 의원은 인디애나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2022년 민주당과 함께 칩스법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미국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을 확보한 상태다. 상원에서 법률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60석, 법률 수정을 위해서는 50석 이상 필요한데 칩스법·IRA 보조금 축소 등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이 3명 이상이면 사실상 IRA 수정조차 불가능하다. 인디애나주와 코코모시 지역 리더들이 IRA 폐지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코코모시에 자리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은 내달 가동을 시작한다. 2공장까지 지어지면 연간 83만대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이 도시의 인구는 5만9000명 수준인데 삼성SDI 합작공장 근무자만 2800여명이 넘는다.
한국 기업과 지역 주민의 융화를 위해 무어 시장은 "한국 문화 워크숍을 매달 개최하기 시작했고,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한국의 오락, 음식 등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교육받도록 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환영받고 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코모(Kokomo)를 작은 한국 ‘코코리아(Kokorea)’로 만들고 있다. 상업적인 것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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