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 이유로 '인건비 부담'을 언급한 응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고금리·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낮은 인건비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00인 미만 주요 업종별 기업 6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 근로자 활용현황 및 정책 인식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에 대해 48.2%의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라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응답이 2.9%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45%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대부분의 기업이 '내국인 근로자 구인난'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택했다고 밝혔다.
올해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가 48.2%, 다음으로 '내국인 근로자 구인난'이 34.5%로 집계됐다. 그 밖에도 2년 초과 고용이 가능하다는 점(6.8%), 낮은 이직률(6.5%) 등이 순위에 올랐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을 때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임금(64%) 그 자체로의 부담이나 숙박비 등 간접인건비(28%)도 언급됐다. 또한 의사소통의 어려움(18.8%)이나 태업(18%), 낮은 숙련도(8.7%) 등도 어려움으로 꼽혔다.
아울러 국내 중소기업은 우리나라의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에 대해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봤다. E-9 비자를 통한 국내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는 2020년 5만60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6만500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응답 기업의 27.8%는 '현재 충분한 수준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답했으며 그 주된 사유로는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제한(40%)'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 본부장은 "전체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의 인력난이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했을 때 기업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없도록 유연한 외국인력 공급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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