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복이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자국 네티즌 주장을 옹호했던 중국 게임사가 4년 만에 낸 신작에서 비밀번호, 인증번호 등이 담긴 클립보드 정보를 수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인폴드게임즈는 전날 출시한 PC·콘솔·모바일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인피니티 니키’를 출시하면서 홈페이지 개인정보 수집·처리 방침에 ‘클립보드에 포함된 텍스트 내용’을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으로 수집한다고 명시했다.

클립보드는 PC나 모바일 기기에서 복사·붙여넣기 기능을 이용할 때 임시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다.

클립보드는 특성상 복사·붙여넣기가 잦은 비밀번호·인증번호·가상화폐 지갑 주소 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악성코드나 해킹 프로그램이 자주 노리는 목표물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 다른 모바일 게임사들은 클립보드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다.

인폴드게임즈 측은 영어판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통해 클립보드 접근 권한에 대해 “서비스와 관련이 있는 정보만 수집하며, 수집한 정보를 저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안 업계에서는 앱이 가진 클립보드 접근 권한에 우려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실제 중국을 기반으로 한 숏폼 플랫폼 틱톡은 2020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클립보드 정보에 접근한 사실이 iOS 업데이트를 계기로 알려져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일었다. 당시 틱톡 측은 iOS의 버그라고 해명했으나,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졌다.

이 게임사가 국내에서 일으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인폴드게임즈의 모회사인 페이퍼게임즈가 2020년 국내에 출시했던 옷 입히기 게임 ‘샤이닝니키’는 국내에서 ‘한복공정’ 논란을 일으키며 국내 게이머들의 지탄을 받았다.

당시 한복 의상은 중국 서버에도 함께 출시됐는데, 다수의 중국 네티즌들은 “한복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의 의상이니 중국옷"이라고 주장하자, 페이퍼게임즈는 “‘하나의 중국’ 기업으로서 페이퍼게임즈와 조국의 입장은 늘 일치한다”며 이러한 주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후 페이퍼게임즈는 서비스 일주일 만에 한국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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