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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상가 들어서면 돈 되는 땅 차지하고 전기만 펑펑 써"…거대한 골칫덩이 된 '이곳'
    입력 2025.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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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메타플랫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옛 트위터)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가 수년 전부터 대거 유치했던 빅테크 기업의 지속적인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가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전기요금도 낮췄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전력 사용량과 토지 점유 때문에 정작 지역 주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민가 옆 데이터센터가 나란히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의 모습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인공지능(AI) 시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는 대규모 시설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가 전력 사용량을 바탕으로 측정한 애틀랜타 데이터센터 건설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애틀랜타 정부는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 저렴한 전기 요금과 세금 인센티브 등을 바탕으로 주요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엑스가 1000만달러(약 147억2000만원)의 지역 세금 인센티브를 보장받고 데이터센터 확장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2022년 11월 생성형 AI 챗GPT 붐이 일면서 빅테크 기업의 AI 기술 개발 경쟁이 한층 심화하자 데이터센터 확충 필요성이 커졌다. 그만큼 이들 기업은 기존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거나 신설하려 했고, 애틀랜타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의 여파로 비어있던 도심의 사무실 공간이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데이터센터가 경제 부흥을 일으키지 못하는 데다 전력 소비량은 더 많고, 센터 운영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느라 지역 부동산 시장도 뒤흔들면서 골칫덩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으면서 전력 사용량이 다른 산업에 비해 많다 보니 그만큼 지역 경제 부흥은 일으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틀랜타 남서쪽 시내에 있는 한 지역이 새로운 주거 지역이자 각종 가게가 들어서는 상업 지구로 떠오르고 있었는데, 데이터센터가 이 자리로 들어오려다가 충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당장 시급한 시설이 데이터센터에 밀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결국 지난해 9월 애틀랜타 시의회는 일부 도심 지역에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안드레 디킨스 애틀랜타 시장은 "데이터센터 개발이 적정한 주택이나 양질의 일자리, 인근에 구축되는 소매업 등 사람 중심의 도시 개발을 우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외에도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몰려 있는 버지니아주의 페어팩스카운티에서도 최근 철도역 인근 1마일 이내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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