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5년 만에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에 돌아온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의 프레젠테이션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자율주행으로 드리프트를 하는 레이싱카 영상을 공개하면서 스마트시티에서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공개했다. 자신의 꿈이 로켓에까지 이어져 있다는 사실도 깜짝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5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에 직접 등장한 도요다 회장은 '우븐시티(Woven City)'라는 스마트 시티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공개하는 데 주력했다. 단 15분간의 연설만으로 도요타가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 세계를 공유했다.
현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은 자율주행 드리프트 시연 영상이었다. 도요다 회장은 "도요타의 마스터 드라이버인 나도 처음에는 자율주행차가 다소 지루하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팀이 보여준 자율주행 드리프트 레이스카를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요즘 젊은이들 말로 하면 완전 대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도요다 회장은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조성 중인 스마트시티인 '우븐시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 전 이 무대에서, 심지어 같은 넥타이를 매고 발표했던 미래 도시가 드디어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며 후지산 기슭에 건설 중인 '우븐시티' 프로젝트의 1단계 완공을 알렸다.
그는 우븐시티가 단순한 주거단지가 아닌 살아있는 실험실을 표방한다고 말했다. 약 2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게 될 이 도시에는 도요타 직원들과 그 가족들, 은퇴자, 방문 연구원, 기업가, 학계 인사들이 함께 살며 다양한 미래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시험하게 된다.
도요다 회장은 우븐시티에서는 모든 교통수단이 저공해 또는 무공해가 될 것이고 가정은 가정용 로봇의 테스트베드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는 사람이 티셔츠를 접는 모습을 카메라 기반 학습을 통해 익힌 로봇이 완벽하게 재연하는 시연도 포함됐다. 그는 조비 항공과의 협력으로 개발 중인 '플라잉카' 프로젝트도 진행 중임을 알렸다.
행사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로켓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깜짝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로켓도 탐구(explore)하고 있다. 이동성의 미래는 지구에 한정되거나 하나 자동차 회사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도요다 회장은 그 이상의 설명은 없이 화면에 로켓의 이미지만 선보였다. 미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는 도요타가 로켓을 언급한 것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로켓 업체인 스페이스X의 설립자인 것과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도요다 회장은 "이 프로젝트가 당장 수익을 낼 수 없겠지만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우리의 집단적 미래에 투자하고, 우리가 배운 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지구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는 우븐시티에 입주할 스타트업도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븐시티의 의미도 설명했다. 도요타 회장은 곧 설립 100주년을 맞는 도요타가 초기에는 자동 방직기 회사에서 출발했다면서 "우븐시티의 미래 거주자들인 '위버(직조공)'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직물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