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엔비디아가 새롭게 선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RTX 50' 출시와 함께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터(GDDR) 메모리가 주목받고 있다. 그간 D램 중 틈새시장 취급을 받았던 GDDR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일부를 대체하고 온디바이스 AI, 메타버스, 오토모티브 등 잠재 수요처가 늘어나면서 탑재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2032년에 관련 시장 규모가 126억달러(약 18조53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새롭게 내놓은 지포스 GPU 'RTX 50'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GDDR7이 모두 탑재됐다. 이전 세대인 RTX 4090에는 마이크론의 GDDR6X만 사용됐지만, 새 버전에는 국내 기업들도 공급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GDDR은 당초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특화한 그래픽 D램의 표준 규격이다. 최근엔 PC, 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를 넘어 AI 칩셋과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HBM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HBM은 AI 반도체의 주류 메모리지만 비싼 가격과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GDDR은 HBM보다 성능은 떨어지는 반면, 전력 소모가 적고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다. GDDR은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회로 구성이 병렬화된 게 특징이다. HBM보다는 적은 수치지만 핀 1개당 데이터 전송 속도는 HBM을 능가해 활용 잠재력이 크다.
특히나 AI 가속기는 대규모 데이터를 습득하는 '학습용'과 습득한 데이터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추론용'으로 나뉘는데, 그간 대다수 빅테크는 GPU에 HBM을 붙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학습·추론 구분 없이 활용했다. 그러나 GPU 기반 AI 가속기는 추론에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며 GDDR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미 짐 켈러 CEO가 이끄는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는 자사 가속기 웜홀을 공개하면서 HBM 대신 GDDR(6세대)을 사용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GDDR은 'HBM 대체재'를 넘어 노트북·게임기 등 개인용 디바이스의 그래픽카드에 대부분 사용돼 범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확장현실(XR),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오토모티브 등 대상으로 하는 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인텔로(Dataintelo)는 글로벌 GDDR 시장 규모가 2023년 약 58억달러에서 2032년 약 12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량이 한정된 GPU 대안으로 꼽히는 범용인공지능(AGI) 칩과도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돼 GDDR 비중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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