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KT&G가 해외 현지 법인과 담배 생산 공장 설립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해외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현지 법인과 공장을 통해 늘어나는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이를 토대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KT&G의 매출액은 1조4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535억원으로 28.0%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1조2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늘어나 최근 3년 연속 이어지던 영업이익 감소세를 끊어냈다.
KT&G의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은 해외 담배 사업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은 수출과 해외 법인의 판매량 성장,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해외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궐련형 담배다. 국내 궐련형 담배 시장은 규제 및 세금 구조로 인해 가격 인상 외에는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KT&G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점유율은 방어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수요 감소로 매출 감소는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해외 궐련형 담배 시장은 시장 확대와 함께 지속적인 가격 인상 효과가 더해지면서 매 분기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4197억원으로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해외 궐련 담배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3분기 기준 글로벌 사업의 비중도 수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증가하며 60%(60.4%)를 돌파했다.
해외 궐련 사업이 실적 경신을 이어가면서 KT&G는 올해도 해외 궐련시장 확대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KT&G는 지난 13일 현지 사업 체제를 통한 본격적인 해외 시장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에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KT&G는 우즈베키스탄 사무소의 법인 전환을 통해 장기적으로 유라시아 권역에서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현지 인력 규모를 4배 이상 늘리고 세부 영업망을 구축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우즈베키스탄 시장에서 '에쎄'를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고, 적극적인 시장 확장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KT&G는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유라시아 지역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 10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에 20만㎡ 규모의 신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유라시아 권역의 궐련담배와 전자담배의 해외판매를 위한 하이브리드형 생산기지를 목표로 연내 완공될 예정이다. KT&G는 공장 설립을 통해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해 생산부터 마케팅·영업까지 직접 관리해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 및 수익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KT&G의 해외 궐련담배 사업 주력 시장인 인도네시아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KT&G는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 수라바야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2·3공장 공사에 들어갔다. 신규 공장은 궐련 담배와 향 캡슐을 생산할 예정이며, 연간 담배 생산량은 350억개비로 기존 1공장 140억개비에서 2.5배 증가한다. KT&G는 공장 증설로 인해 판매량 확대는 물론 빠른 현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담배 소비국인 인도네시아 궐련 시장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5.5% 성장할 전망인데,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의 연평균성장률 0.1%를 크게 웃도는 전망이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KT&G의 인도네시아 궐련 시장 점유율은 4위 수준이지만 성장률이 높은 편의점 채널에서 판매량이 많다"며 "인도네시아 흡연자가 선호하는 가향 담배를 중심으로 KT&G의 점유율 상승이 가능할 것"을 내다봤다.
KT&G는 지난해 유라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권역별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판매법인 6곳과 지사 3곳을 두고 세계 132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도 해외 법인을 더 늘려 직접 사업 체제를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KT&G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5.3% 늘어난 6조1564억원으로 사상 처음 6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7.9% 증가한 1조3243억원으로 예상된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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