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7차 시험비행에서 실패했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발사체 '스타십'의 7차 시험비행을 시작했으나 곧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보면, 이날 오후 5시 37분(미 동부 시간 기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발사체 스타십 우주선이 로켓 부스터에서 분리된 뒤 몇 분 지나지 않아 공중에서 폭발했다. 이 폭발로 당초 계획한 여러 기술 테스트는 거의 이행하지 못했다. 스페이스X 엔지니어는 스타십 이륙 20여 분 만에 "우리는 우주선을 잃었다"며 라이브 방송을 종료했다. 쏟아지는 우주선 잔해로 인해 비행기들은 갑자기 항로를 변경하거나 대기해야 했다.

폭발 이후 카리브해 상공에서 우주선이 폭발한 모습을 포착한 이들의 사진과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수 올라왔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우주선 파편들이 붉은색과 흰색의 꼬리를 남기며 빠르게 낙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은 "처음에 별똥별인 줄 알았다", "잔해에 맞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의 반응에 머스크도 동참했다. 그는 우주선 잔해물 낙하 영상을 공유하고는 "성공은 불확실하지만, 오락은 보장된다"며 가볍게 넘겼다. 머스크는 X에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서 "기체의 엔진 방화벽 위 구멍에서 산소·연료 누출이 발생했다는 예비 징후가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결정된 것은 다음 발사가 내달 이후로 연기될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페이스X는 작년 11월까지 6차에 걸친 시험비행에서 궤도비행을 완료하고 발사체를 대부분 회수하는 단계까지 갔다. 이번에는 몇 가지 장비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으나 이전과 같은 성공적인 비행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시험비행 실패 후 스페이스X 측은 "시험비행은 그 말처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 줬다"며 "비행을 시작한 지 약 8분 30초 만에 스타십 우주선과의 통신이 끊어졌고, 우주선 선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 우주선이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 협의가 끝난 위험 구역 내 대서양에 파편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스페이스X와 달리 '우주 개척'의 꿈을 놓고 머스크와 20여년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온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블루오리진이 만든 발사체 '뉴 글렌'은 첫 시험비행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뉴 글렌은 당초 지난 10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날씨와 시스템 문제로 세 차례 연기된 끝에 공교롭게도 스페이스X와 같은 날 시험 비행에 들어갔다. 비록 대서양의 드론 선에 착륙시켜 재활용할 계획이었던 1단 로켓은 회수하지 못했지만, 2단 부분이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뒤 예정된 시험비행을 무사히 끝낸 것만으로도 큰 성과로 평가됐다. 베이조스는 이날 로켓 발사 후 블루오리진 직원들이 펄쩍펄쩍 뛰고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SNS에 올려 기쁨을 표현했다.

뉴 글렌 궤도 진입 소식에 머스크도 X를 통해 "첫 번째 시도에서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뉴 글렌은 블루 오리진이 2012년부터 개발해 온 재사용 가능한 대형 로켓이다. 블루 오리진은 당초 2020년 뉴 글렌을 처음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사가 계속 지연돼왔다. 그사이 스페이스X의 팰컨9이 2017년 발사체 재사용에도 성공하면서 민간 우주 시장에서 독주해왔다. 뉴 글렌이 궤도 진입에 성공으로 인해 향후 팰컨9와 함께 민간 우주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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