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 국내 유튜버가 인도네시아 화산 투어를 갔다가 '윤석열', '이재명'이라고 쓰인 한국 대선 유세복을 입은 현지인을 만난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유튜버 노마드션은 '중국·인도 친구들과 2박 3일 붙어있으면 생기는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의 활화산인 브로모 화산 투어를 나섰다. 일출을 보기 위해 오전 2시 30분에 일어나 브로모 화산에 도착한 노마드션은 안개가 자욱한 산길에서 큼지막한 한글이 적힌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했다. 빨강·파랑·하양 3색이 섞인 상의에는 '국민의 선택 윤석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노마드션은 그에게 "재킷 좀 봐도 되냐"며 물었고, 해당 옷을 입은 현지인은 "한국 사람이냐"라고 웃었다. 노마드션이 "이 옷 어디서 샀냐"라고 묻자 현지인은 "친구가 줬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튿날 노마드션은 발리섬과 마주 보고 있는 자바섬 동쪽 끝의 이젠 화산 투어에 나섰다. 이날도 오전 2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어두컴컴한 산길에서 새파란 바탕 위에 '나를 위해 이재명'이라고 적힌 옷을 입은 현지인을 만났다. 노마드션은 "짜고 치는 것 같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이룬 여야 대통합"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헌 옷이 해외로 많이 수출돼 선거철에 잠시 입었던 선거 유세복이 인도네시아에서는 등산복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국제무역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한국은 2023년 기준 29만 5492t의 중고의류를 수출했다. 인도로의 수출량이 8만 420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말레이시아 5만 8030t ▲필리핀 2만 5001t ▲나이지리아 1만 8009t ▲칠레(1만 3796t)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미국, 중국, 영국에 이어 세계 4위 중고의류 수출국이다. 수출액은 한 해 약 3억 7400만 달러(약 5357억 5500만원) 규모로 2020년 2억 8860만 달러(약 4134억 1950만원)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나라의 상인들은 선진국으로부터 헌 옷을 헐값에 대거 구매하거나 '기부'를 받은 뒤, 쓸만한 옷들을 골라내 자국 시장에 재판매한다. 문제는 이들 나라에서도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 옷들이다. 이런 의류는 사실상 대부분 수입국에서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어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2007년 의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도입하고 의류 생산업체에 폐기물 처리 비용을 부담하게 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