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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AI, 쩐의 전쟁 아니란 것 증명…"딥시크처럼 효율적 AI 모델 개발을"
    입력 2025.01.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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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높인 모델을 선보이자 국내 시장에선 'AI 경쟁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상대로 '쩐의 전쟁'을 벌여야만 했던 국내 기업들도 겨뤄볼 만한 승부가 된 것이다.

31일 IT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자체 AI 추론 모델인 'R1'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가속기 'H8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H800은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내놓은 제품으로, 현재 주력 제품이자 주요 AI 기업에서 사용하는 'H100' 대비 절반 정도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생성형 AI의 개발을 위해서는 고성능 AI 가속기와 같은 하드웨어의 확보가 최우선적인 과제로 꼽혀왔다.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개발 과정에서 속도가 AI 가속기의 성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AI 업계도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확보에 우선적으로 나서왔고, 미국은 중국 등 적성국에 AI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만년 AI 2위 국가였던 중국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가천대 교수)은 "중국 AI의 역습이 본격화됐다"며 "미국 주도의 AI 모델을 2, 3위 국가들도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중 숙명여대 교수(퍼브 AI연구소 소장)는 "딥시크의 출현은 중국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AI 시장에서 누가 우위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양국의 자존심 싸움이자 미국 정책에 유효성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의의를 전했다.

그렇다면 '딥시크 쇼크'는 우리 AI 생태계에 어떤 메시지를 줄까. 딥시크가 고성능 AI 가속기의 부재 속에서도 R1을 개발했다는 건 하드웨어 확보보다는 AI 개발 역량이 좀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딥시크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AI 개발 역량을 끌어올린다면 반도체 투자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또한 딥시크는 빅테크 기업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다운로드해 기업의 인트라넷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스마트 기기 안에서 AI 기능이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넓힐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처럼 비용과 안정성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는 만큼 국내 AI 서비스 관점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진다.

로이터연합뉴스

최 회장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우수한 성능을 갖춘 오픈소스 AI 모델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은 국내 스타트업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최첨단 GPU 없이도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을 벤치마킹해서 효율적인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국가가 감독하거나 주도하는 오픈소스 모델의 편향성이나 저작권, 개인정보 문제를 포함한 법적 위험성과 국가 안보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며 "잠재된 위험성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국내 AI 기업의 사업 방향에 대해 "모든 기업이 소버린 AI를 구축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응용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한 가지 도메인(분야)에 특화된 AI 서비스가 결국 그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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