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삼성전자 모바일 경험(MX) 및 네트워크(NW) 사업부가 신제품 출시 효과가 사그라든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최근 공개한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신제품이 올해 MX 사업부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MX 및 네트워크(NW) 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제품 출하량은 스마트폰 5200만대, 태블릿 700만대로 집계됐다. 평균 판매단가(ASP)는 260달러(약 37만8000원)로 나타났다.
MX 사업부는 시장 전망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MX 사업부가 지난해 4분기 2조4000억원~2조60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MX 사업부의 4분기 실적은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MX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6·플립6와 웨어러블 신제품 갤럭시 워치·링 등을 출시한 효과로 2분기 대비 6000억원가량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4분기는 신제품 출시가 없어 모바일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평균 판매단가(ASP)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의 판매로 하락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MX 및 NW 사업부의 매출은 117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0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18.5% 빠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의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늘면서 플래그십 제품의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국내를 비롯해 북미, 일본 등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됐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1분기에는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플래그십 신제품의 출시로 스마트폰 출하량과 평균 판매단가가 동시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블릿PC 출하량은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네트워크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망 투자 축소로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MX 사업부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주요 반도체 부품의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됐는데, 전작 대비 가격이 인상됐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올랐음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 주요 제품의 가격을 동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고도화와 플래그십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제품 경쟁력 강화에 따른 스펙 향상 등으로 주요 자재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서도 "갤럭시 AI 고도화 및 플래그십 중심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라우호 상무는 올해 스마트폰 실적 목표에 대해 "플래그십 제품군 매출의 두 자릿수 성장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태블릿 ▲노트 PC ▲웨어러블 ▲XR(eXtended Reality) 등 제품군에도 고도화된 갤럭시 AI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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