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커피 원재료인 국제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해오던 편의점 PB(자체브랜드) 커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다음 달 1일부로 PB커피 제품인 '아임이(e) 쓴·단·짠·향 커피 500㎖ 가격을 기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100원(7.7%) 인상한다. 아임e는 이마트24가 내세우는 PB브랜드다. 대용량을 내세운 페트 커피는 2019년 10월 출시해 4년여만에 1500만병을 판매한 인기 제품이다. 이마트24가 PB 페트 커피 가격을 올린 것은 약 3년 만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수년째 가격을 동결해왔으나 브라질과 베트남 등 원두 주 산지의 이상기후로 국제 원두 시세가 크게 올라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븐일레븐도 이달 초 세븐셀렉트, 헬로맨, 앙리 마티스 컵커피 등 회사가 운영하는 PB 커피 제품 가격을 각각 1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세븐셀렉트 컵커피 5종의 가격은 2700원에서 2800원으로 3.7% 올랐고, 헬로맨 컵커피 6종은 3000원에서 3100원, 앙리 마티스 컵커피 2종은 3200원에서 3300원이 됐다. 세븐일레븐 측은 "원부자재와 인건비 부담이 지속돼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BGF리테일의 CU는 아직까지 PB 커피 제품의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경우 인상안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다.
연초부터 PB 제품군을 중심으로 초저가 경쟁에 나섰던 편의점 업계가 가성비의 상징인 커피류 제품을 두고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된 것은 요동치는 국제 원두 시세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이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커피의 평균 거래가격은 t당 7368.9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9%나 급등했다. 인스턴트나 저가 커피 원료로 많이 쓰이는 로부스터 커피의 t당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5213.5달러로 61% 상승했다.
이미 스타벅스와 폴바셋, 동서식품 등 커피 프랜차이즈와 제조사들은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에 매입한 원두 재고분을 통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최대한 버텨왔으나 국제 시세가 너무 올라 한계에 다다랐다"며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을 올리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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