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항소심(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삼성은 법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경영진 리스크가 해소된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적 리스크 해소로 장기 투자자들은 삼성 계열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 회장의 무죄 판결로 경영 리더십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 전장(電裝), 디스플레이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투자가 주목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AI 슈퍼컴퓨터 칩 설계로 주목받는 세리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와 영국 기반 AI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그래프코어(Graphcore)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반도체 설계(IP) 기업인 Arm의 인수 가능성도 다시 제기된다.
AI 및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자동화 머신러닝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이터로봇(DataRobot)과 오픈소스 AI 플랫폼을 운영하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가 인수 대상으로 언급된다.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는 산업용 IoT 에지 컴퓨팅 기업인 포그혼(FogHorn)과 AI 기반 IoT 솔루션을 제공하는 C3.ai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바이오시밀러 및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바이오젠(Biogen)과 유전자 편집 기술을 보유한 빔 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가 인수 검토 대상이다.
전장 및 전기차(EV)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보유한 벨로다인 라이다(Velodyne Lidar), 고체 배터리 기술의 솔리드 파워(Solid Power), 그리고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의 NXP 반도체(NXP Semiconductors)와 온 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디스플레이 및 확장현실(XR) 분야에서는 증강현실(AR) 글라스를 개발하는 매직 리프(Magic Leap),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술의 바르조(Varjo), 그리고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뷰리얼(VueReal)이 인수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이번 판결은 삼성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무죄 판결 이후 별도의 공식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삼성의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투자자 신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업황 둔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법적 불확실성 해소는 중장기적으로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AI 기반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문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는 삼성전자 매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 에지 컴퓨팅 분야의 수요 증가도 삼성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2심 판결과 관련해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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