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라이엇게임즈 후원으로 고국품으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경복궁 선원전(璿源殿)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편액을 환수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편액은 종이나 비단, 널빤지 등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쓴 액자를 일컫는다. 보통 방 안이나 문 위에 걸어 두는데 건물의 규모와 격식에 맞게 다양하게 제작됐다.
이번에 고국 땅을 밟게 된 편액은 가로 312㎝, 세로 140㎝ 크기로 큰 편이다.
중국 역사서 '구당서'(舊唐書)에서 왕실을 옥으로 비유한 점에서 유래해 '옥의 근원'이라는 뜻을 가진 '선원'(璿源) 글자가 검은 바탕에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테두리를 연장한 봉에는 구름무늬를 조각하고 부채, 보자기 등 보물 문양을 그려 넣어 과거 격식이나 위계가 높은 건물에 걸렸으리라 추정된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전문가 평가와 문헌 조사 등을 거쳐 이 편액이 조선시대 궁궐 안에서도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던 선원전 편액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원전은 역대 왕의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한 건물로 왕이 분향, 참배 등 의례를 거행한 곳이다. 충과 효를 통치의 근본으로 삼은 조선 왕실의 '뿌리'이자 중요 건물이다.
선원전 편액이 일본으로 어떻게 반출됐는지는 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지난해 일본의 한 경매에 유물이 나온 사실을 확인해 추적에 나섰다.
경매사 측은 유물이 '19세기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이라며 일제강점기 초대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1852∼1919)와의 연관성을 언급했다.
경매사는 데라우치 총독이 고향으로 돌아왔을 당시 "경복궁 일부 (건물을) 철거하고 이전했다"며 "1942년 태풍으로 건물이 파괴됐으나 철거 작업을 한 직원이 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고국 품으로 돌아온 7번째 유산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012년 국가유산청과 협약을 맺은 이래 석가삼존도(2014년),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책판(2019년), 백자이동궁명사각호(2019년), 중화궁인(2019년), 보록(2022년)의 국내 환수를 도왔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이달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편액 실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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