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지출한 금액이 1년 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과 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나간 국내 관광객의 수가 방한 외국인의 1.5배 이상 많아 관광수지 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총 지출액은 9조25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6조9178억원)보다 33.8%(2조3374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소비액이다. 역대 최다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던 2019년 5조4904억원 수준이던 외국인 관광소비액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한 이듬해 1조3277억원으로 급락했고, 2021년(1조742억원)에는 1조원대마저 위협받았다. 이후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거치며 2조원대를 회복했고, 2023년 6조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1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시에서 쓴 금액이 5조3878억원으로 전체 소비액의 65.9%를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시가 7787억원으로 소비액 9.5%로 2위에 올랐고, 부산시(6825억원)가 8.4%, 경기도(6260억원) 7.7%, 제주도(3093억원)가 3.8%로 뒤를 이었다. 서울 지역 지출액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등 상위 5개 지역에서 사용한 금액이 전체 지출액의 95.3%를 차지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쇼핑에 사용한 돈이 37.8%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대형쇼핑몰에서 지출한 비용이 2조4788억원으로 쇼핑 지출의 70.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면세점(7374억원)과 레저용품쇼핑(1794억원) 등에서도 상당 비용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쇼핑 외에는 호텔 등 숙박 비용으로 33.9%, 식음료업에 19.2%, 여가서비스업 6.1%, 의료업 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과 반대로 내국인의 국내 내수 관광 소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내국인이 국내에서 관광 소비에 사용한 금액은 40조941억원으로 1년 전(41조9204억원)보다 4.3%(1조8263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2년(40조5076억원)은 물론 팬데믹 이전인 2019년(40조7100억원)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한편 작년 한 해 누적 방한 관광객이 163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48.4%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4%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1750만명에서 2020년 252만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1년 97만명까지 줄었다. 이후 2022년 320만명으로 증가한 뒤 2023년 1103만명으로 늘어나면서 다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작년 방한 관광객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46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322만명), 대만(147만명), 미국(132만명) 등의 순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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