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패션업계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는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자회사인 LF푸드 회장직을 겸임한다. 장기화한 경기 부진으로 패션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룹 내 신사업인 식품 부문을 키워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는 올해 LF푸드의 회장 자리를 신설하고, 오 부회장을 선임했다. LF 관계자는 "오규식 부회장이 올해부터 식품 사업을 직접 챙긴다"면서 "의식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연 LF푸드 대표는 기존 국내 사업을 챙기고, 오 부회장은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등 해외시장을 살펴보고 사업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연봉도 늘어날 전망이다. 오 부회장은 2023년에 급여 9억6000만원과 상여 6억3000만원 등 16억원가량을 수령했다. 구본걸 LF 회장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1958년생인 오 부회장은 패션 업계에서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뤄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오 부회장은 2012년부터 LF 대표직을 맡아 패션뿐만 아니라 온라인사업, 식품, 유통, 화장품, 부동산 등 사업 분야를 다각화시켰다. 2018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선 LF가 식품 시장에서 성장 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오 부회장을 LF푸드 회장까지 겸임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LF는 의류 소비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면서 주력 부문인 패션 매출이 정체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패션사업 부문이 포함된 LF의 별도 매출은 8600억원으로, 1년 전 9000억원에서 소폭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패션 매출 비중은 지난해 77.4%에서 올해 3분기 71%로 낮아졌다. 반면 LF푸드 매출 비중은 15.7%에서 16.5%로 증가했다.
올해 패션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삼성패션연구소는 국내 패션 시장 규모가 1~2%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의류 소비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어 패션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LF푸드는 LF가 2007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이후 설립한 첫 번째 자회사다. 사업은 F&B와 식자재 유통 등으로 구성됐다. 회사는 소스, 돈가스 등 국내외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도소매 거래선에 납품하고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지역의 제조사를 공급사로 두고 있다. 글로벌 식자재 마켓인 모노마트는 구매고객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으로 충성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랜드 모노키친, 크라제, 한반12 등을 통해 가정간편식 사업에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2023년에 매출액 1564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LF가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식품 사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LF는 10여년간 기업 DNA를 패션에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바꿔 외형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부터는 통합 시너지 창출 및 조직 효율화에 힘을 쓴다는 방침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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