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네이버가 국내 플랫폼 기업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기존 주력 수익원이던 검색광고 사업에 더해 커머스 사업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네이버가 올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검색, 커머스 분야 새 서비스 론칭을 예고한 만큼, 이 같은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NAVER)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0% 증가한 10조73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9% 증가한 1조9793억원을, 연간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 대비 24.9% 증가한 2조664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성장한 2조8856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7% 성장한 542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서치 플랫폼과 커머스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포인트 개선된 18.8%다. 이 기간 조정 EBITDA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증가한 74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서치플랫폼 3조9462억원 ▲커머스 2조9230억원 ▲핀테크(금융+기술) 1조5084억원 ▲콘텐츠 1조7964억원 ▲클라우드 5637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업 부문 전체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치플랫폼·커머스·핀테크는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그렸다.
네이버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던 서치플랫폼은 타깃 맞춤형 광고와 홈피드 도입 등의 영향으로 광고 매출이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서치플랫폼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성장한 3조94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했다.
커머스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출시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강화 덕에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커머스 광고의 효율성과 수익성 역시 늘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초개인화'를 전면에 내세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했다. AI를 통해 개인별 취향과 관심사를 분석, 상품뿐 아니라 혜택과 프로모션, 쇼핑 관련 콘텐츠까지 추천하는 서비스다.
커머스 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8% 성장한 2조923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775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전체 거래액은 1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핀테크 부문은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세에 더해 외부 결제액이 늘면서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3% 성장한 1조50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4009억원, 4분기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늘어난 1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은 네이버제트가 연결 기준 자회사에서 제외됐음에도 웹툰 AI 콘텐츠와 연계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의 유료 구독자 확대에 힘입어 소폭 성장했다. 콘텐츠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성장한 1조7964억원,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난 4673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는 뉴로클라우드와 라인웍스의 유료 ID 수 확대,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사업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성장했다. 클라우드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1% 성장한 5637억원,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1% 성장한 1776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올해에도 광고와 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전 사업 분야에 걸쳐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먼저 서치플랫폼 사업에서는 광고 효율을 높이는 가운데 외부 매체를 확대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성장세를 키워가고 있는 커머스 분야에서도 새 서비스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우선 올해 상반기 중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앱으로 선보인다.
네이버가 새로 출시할 예정인 서비스들은 AI를 중점에 둔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AI가 이용자별 상품 추천 이유를 분석하는 데 더해 맞춤 혜택과 트렌드 정보까지 개인화해 보여준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광고 특화 AI 플랫폼인 'AD부스트'도 출시 예정이다. AI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이용자별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AI 브리핑'을 검색 서비스에 새로 추가한다.
자체 AI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의 고도화에도 계속해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한국 웹 환경의 특성을 반영한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체 LLM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네이버는) 한국에서 AI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이며, 한국형 AI 모델 개발에 적합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AI를 활용한 자체 모델을 지속 개발 및 고도화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통해 본업 수익성 강화뿐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 판매를 통한 수익화도 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에는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걸쳐 온서비스(On-service AI) 전략을 본격 구현하는 중요한 시기로, AI 기술 기반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새로운 가치와 사업 기회를 창출해 궁극적으로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커머스에서는 상반기 새롭게 출시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통해 검색 중심의 쇼핑 경험을 개인화된 탐색 중심으로 확장해 보다 직관적이고 강력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총회 소집 결의를 통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복귀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2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 GI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다. 이 GIO의 의장 복귀는 2017년 의장직을 사임한 후 7년여 만이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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