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식품업계에서 밀키트 사업 부문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외식 대신 집밥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빠르게 성장했던 밀키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식품사들은 사업 재편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와 수퍼 GS더프레시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각 부문 담당MD가 유명인과 협업한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밀키트 브랜드를 전담하던 심플리쿡팀은 해체했다. 심플리쿡은 신선식품 중심인 밀키트 대신 반조리, 전자레인지 조리(렌지업) 등 간편함을 강화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바꿨다.
CJ제일제당은 밀키트 브랜드 쿡킷 사업을 종료했다. 2019년 쿡킷을 론칭한 지 5년 만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쿡킷 플랫폼 운영을 종료하고,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도 더이상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CJ제일제당 온라인몰인 CJ더마켓에서 판매하는 밀키트 제품 트러플 부채살 찹스테이크도 판매를 중지한 상태다.
hy는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보다 신선 식재료 구독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가격대가 있는 밀키트보다 직접 집밥을 해먹는 데 필요한 신선 식재료로 소비 흐름이 이동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계란과 두부 등 신선 식재료 매출은 전년 대비 30~100% 늘었다. 반면 밀키트 매출은 전년보다 49% 줄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2022년 매출액이 5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23년(3306억원)부터 역성장했다. 2016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프레시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2021년에는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장했다. 라인물류시스템(냉장 운송), 닥터키친(특수 간편식), 허닭(닭가슴살 전문 가공), 테이스티나인(밀키트 제조사) 등을 인수했다.
그 결과, 프레시지 매출은 2017년 15억원에서 2022년 5298억원으로 급증했다. 시장 장악을 위해 원가 비중이 높은 밀키트의 판매가를 무리하게 낮춰 판매한 결과, 매년 손실을 봤다. 프레시지는 연결기준 2022년에 1126억원, 2023년에 99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프레시지 매출 원가율은 80%를 넘어섰다. 통상 식품기업의 원가율이 50~60%대인 점과 비교하면 프레시지의 원가율은 과도하게 높다. 여기에 판매관리비까지 더해지면서 적자 규모가 불어났다. 프레시지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3304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밀키트 시장은 2018년 345억원에서 2023년 3821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외식 수요가 늘면서 시장 규모는 최근 3년간 3000억원대에서 머물러 있다.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높은 가격과 보관이 불편하다는 점 등이소비자들이 밀키트에서 등을 돌린 원인으로 꼽혔다. 식품사들의 완제품 간편식의 카테고리가 다양해지고 질도 향상된 점도 한몫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사람들은 2만원이 훌쩍 넘는 밀키트를 장바구니에 넣지 않는다"면서 "가격을 낮추고 간편함을 더한 제품이 더 잘 팔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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