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의 '로렌스버클리 국가연구소(LBNL)'와 같은 초대형 '국가연구소(National Research Lab·NRL)가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지속 가능한 대학부설연구소의 선도모델을 만드는 '국가연구소(NRL 2.0)'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대학의 연구 역량과 연구지원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연구소 사업의 핵심은 과기정통부와 교육부가 재원을 분담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선도할 대학부설연구소를 세우는 것이다. 연 100억원을 10년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4개 연구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연구소는 예산을 자율적으로 운용해 연구인력 확충과 연구시설·장비 구축, 국내외 공동 연구개발 등을 자유롭게 추진하게 된다.
정부가 모델로 삼은 '로렌스버클리 국가연구소'는 193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가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설치한 연구개발센터다. 사이클로트론을 발명해 노벨상을 받은 어니스트 로렌스가 연구소를 설립해 지금까지 모두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6개 연구분야, 22개 과학부서로 구성돼 있으며, 전임연구원과 엔지니어 1800명, 학생 또는 박사후연구원 800명 등 총 3804명이 근무하는 초대형 연구소다. 2023년 약 15억 달러(약 2조 103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정부는 국내 대학은 학과 중심 운영 등 글로벌 연구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학령인구 감소와 해외로 인재가 유출되면서 혁신적인 연구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시스템의 혁신이 절실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장기지원으로 세계 최고 지향', '학문과 기관·부처 간 벽 허물기', '연구소 운영과 예산운용에 대한 자율성 보장' 이 세 가지 혁신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국가연구소(NRL2.0) 사업 기본계획'을 국가연구소 사업 추진위원회에서 심의하고 10일 확정·공고했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4월 말까지 신규 과제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 지원대상은 이공 분야 대학부설 연구소다. 연구소의 역량 및 발전계획과 대학의 연구소 육성 의지를 종합평가 후 선정하고, 9월부터 사업을 시작한다.
선정된 국가연구소는 대학본부 소속 직할 연구소로 운영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첨단 연구의 전초기지인 대학의 연구경쟁력 향상은 국가적으로 매우 시급한 과제"라면서 "과거 국가지정연구실(NRL 1.0) 사업이 척박했던 국내 대학 연구생태계 확충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국가연구소(NRL 2.0) 사업이 국내 대학의 연구역량 제고와 선도형 연구시스템 확충에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혁신적 연구생태계 구축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국가연구소사업으로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대학의 연구소가 국제사회의 연구 혁신을 이끌고 국내외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드는 연구 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연구소 사업 신규과제 공모내용과 추진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과기정통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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