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AI 정상회의에서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파리 선언문'이 채택됐으나, 미국과 영국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입장차가 뚜렷해졌다. AI에 대한 접근방식이 미국, 유럽, 중국 간 '3자 구도'로 갈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틀간의 회의 폐막 후 '인류와 지구를 위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인공지능에 관한 선언문'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를 비롯한 60개국이 서명에 참여했으나, 미국과 영국은 불참을 선택했다. 미국은 현재 AI 강자로서 경쟁을 주도하고 있고, 영국은 바둑 AI인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를 배출한 나라다.
선언문은 AI 발전에 있어 인권 보호, 성평등, 언어적 다양성, 소비자 보호,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조했다. 특히 AI와 에너지 문제가 다자간 환경에서 처음으로 다뤄졌으며,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제고와 긍정적 방향으로의 기술 발전 필요성이 강조됐다.
서명국들은 AI 거버넌스 조정 강화와 시장 독점 방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선언문은 안전, 지속가능한 발전, 혁신, 국제법 존중과 인권 보호 등을 통합하는 글로벌 차원의 성찰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선언을 계기로 AI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입장차가 선명해지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과도한 규제가 혁신적 산업을 저해할 수 있다"며 최소 규제 입장을 고수했다. 그의 연설은 지난달 취임 이후 첫 번째 주요 국제 연설이었는데, 다른 연사들보다 더 공격적인 어조로 AI 산업을 옹호하고 규제를 반대했다.
영국의 선언문 서명 거부는 미국의 입장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미국의 (불참) 이유나 입장을 알지 못한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한 노동당 의원은 "영국은 전략적으로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영국이 지나치게 통제하는(restrictive) 접근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면 미국의 AI 기업들이 영국 규제기관들과의 협력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AI를 둘러싼 미국-유럽-중국이 3자 노선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도 매체 CNBC-TV18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의 미국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개입을 최소화하는 접근방식을 지지하는 반면, 유럽은 안전성과 책임성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규제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가가 지원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을 통해 AI를 급속히 확장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어 3자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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