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금 대학교를 다니는 중인데, 강의 중간 친구들끼리 평범하게 얘기할 때 '너 요즘 라인망가 뭐 봐?'라고 묻곤 해요. 저를 포함해서 주변 친구들 스마트폰에 라인망가는 대부분 다 깔려 있어요."
11일 오후 찾은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의 라인 프렌즈 스퀘어 시부야. 웹툰 '입학용병'의 팝업스토어가 진행 중인 이곳에서 만난 여대생 아미 씨(21)는 한국 웹툰을 즐겨 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만화 시장의 원조이자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 웹툰과 웹툰 플랫폼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가 이달 25일까지 도쿄 시부야에서 웹툰 입학용병의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다. 네이버웹툰이 일본 시장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공식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팝업스토어를 위해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에 전문성을 가진 IPX(옛 라인프렌즈)와 협력했다.
입학용병은 2020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가 시작된 작품이다. 어린 시절 가족과 헤어져 용병으로 자란 주인공이 가족에게 돌아온 후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다룬다. 이 작품은 특히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2023년부터 2년 연속으로 라인망가 연간 랭킹 1위에 올랐다. 누적 조회수도 일본에서만 6억회에 달한다. 실적 측면에서도 2023년 월 거래액 1억엔(약 9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본 내에서 유례 없는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라인망가는 첫 팝업스토어 작품으로 입학용병을 선정했다.
팝업 장소인 '라인 프렌즈 스퀘어 시부야' 역시 도쿄 번화가인 시부야에서도 노른자로 꼽히는 곳에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일본 현지 유명 백화점의 바로 맞은편에 자리 잡았다. 이날이 일본의 공휴일인 건국기념일인 만큼, 시부야 중심가 사거리는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직접 방문한 지하 1층 팝업스토어의 입구는 40평 남짓의 영상 상영 공간으로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빔프로젝터를 활용, 15분가량의 입학용병 애니메이션 영상을 3개의 벽에 입체적으로 상영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지는 팝업 공간에서는 입학용병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일종의 '뽑기'인 웹툰 랜덤배지와 웹툰 속 주인공들이 입은 옷을 모티브로 한 옷들이 인기 상품이라고 라인망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팝업 현장을 찾은 손님들은 웹툰이 일본 20대 청년들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만화시장은 단행본처럼 출판 형태가 주류를 차지해왔는데,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웹툰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여대생 A씨(19)는 "친구들로부터 추천받은 뒤 한국 만화를 좋아하게 됐다"면서 "매일 시간 날 때마다 라인망가나 픽코마(카카오가 운영하는 일본 웹툰 서비스)로 웹툰을 본다"고 말했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일본에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웹툰의 인기가 본격화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서다. 일본 전국출판협회·출판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출판시장 추정 판매금액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만화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5122억엔(약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업체들이 서비스하는 라인망가와 픽코마는 일본 현지 웹툰 시장에서 양사를 합쳐 과반을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라인망가는 이번 팝업스토어의 목표 매출을 5000만엔(약 4억8000만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인기 케이팝 아이돌의 굿즈 매출 목표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라인망가와 IPX의 추후 일본 IP 사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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