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IT·게임업계 노동조합이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장(네이버지회장)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IT·게임산업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소진하는 것"이라며 "이는 노동자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인적 토대를 취약화해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를 갈아 넣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노동자가 더 몰입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실제 업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으라"라고 강조했다.
이날 IT위원회는 각 기업이 진행 중인 노사 임금·단체교섭 관련 공동요구안을 최초로 제시하기도 했다. 노조는 공동요구안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치위원회 설치 ▲인사평가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평가기준 공개 ▲경영상 이유에 따른 전환배치 절차 개선 ▲분사·인수·합병 시 노동자 권리 보호 등을 요구했다.
오 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현행법상 조사 판단의 주체가 모두 사용자인 만큼 조치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며 "IT업계는 프로젝트 개편에 따른 전환배치나 분사 등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동자들이 안정된 토대 위에서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IT·게임업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우려와 관련해선 "AI는 사람을 대체하기보단 기존 근로자가 더 나은 업무 효율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이라 본다"며 "고품질 AI 서비스 개발이 오히려 더 많은 고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화섬노조 IT위원회는 2018년 네이버를 시작으로 넥슨, 넷마블, 배달의민족,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등 IT·게임기업 노동조합이 소속돼 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규모는 약 2만명에 달한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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