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IT·게임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 위원회(IT 위원회)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동요구안 기자간담회'를 12일 개최했다.
IT 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치위원회 설치, 분사·인수·합병(M&A) 등 기업 변동 시 노동자의 권리 보호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요구안을 제시했다.
신환섬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인삿말을 통해 "ICT·게임업계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용불안, 직장 내 괴롭힘, 공정한 평가 등의 문제들을 함꼐 해결하고 업계 전반의 노동조건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할 권리 확대로 작은 사업체 노동자, 사업체에 소속 안 된 개발 프리랜서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ICT 게임 소프트웨어 반도체 AI 개발 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도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번 공동요구안 제시에 대해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은 "IT·게임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이라며 "사람의 노동으로 돌아가는 업계에서 사람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는 서비스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며 배경을 밝혔다.
IT위원회가 제시한 4가지 공동요구안의 주요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를 위한 조치위원회 설치 △인사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평가 기준 공개 △경영상 이유에 따른 전환배치 절차 개선 △분사·인수·합병(M&A) 등 기업 변동 시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절차 개선을 요구했다.
오 부위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치위원회 설치 조항에 대해 "현행 법상 괴롭힘 발생 시 조사 판단 주체가 모두 사용자이고, 괴롭힘에 대한 인식, 해결의지, 괴롭힘 당사자와의 관계 등이 조사와 판단에 개입할 여지가 있어 괴롭힘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조치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해 인재 중심의 산업으로 체계적이고 섬세한 인적 관리를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외부 기관에 맡기면 어떠한 것이 문제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근 이뤄지는 직장 내 괴롭힘은 과거와 달리 폭력, 욕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업무 압박이 부당하게 이뤄지고 교묘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전문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더 원활할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IT·게임업계 화두인 '공정한 보상'과 직결되는 인사 평가 기준 공개 조항에 대해서는 "평가를 통해 보상이 결정되는 구조에서 '공정한 보상'을 위해서는 인사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그리고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환배치, 기업 변동 시 절차 개선 조항에 대해서는 오 부위원장은 "IT·게임업계는 회사 내 프로젝트 개편에 따른 전환배치가 수시로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고용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노동자들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절차를 개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나온 질의 중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서 예외 적용을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부위원장은 "노동 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IT/게임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소진시키는 단기적 접근에 불과하다"며 "포괄임금제가 폐지되어가는 업계 전반에서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잡아먹는 회의들이나 업무들이 없어져가고 있고 노동시간을 충분히 줄여나가면서도 더 좋은 퍼모먼스를 통해 발전되가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노동자를 갈아 넣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노동자가 더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 업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의견을 귀담아야한다”고 전했다.
IT·게임업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우려와 관련해서는 "AI는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기존의 근로자가 더 나은 업무 효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이라 본다. 고품질 AI 서비스 개발이 오히려 더 많은 고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IT 위원회는 2025년 각 회사의 임단협 교섭에서 공동요구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교섭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오 부위원장은 "우선 교섭에서 공동요구안이 회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것임을 설명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화섬식품노조 IT 위원회가 산별 노조로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화섬노조 IT위원회는 지난 2018년 네이버를 시작으로 넥슨, 넷마블, 배달의민족,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야놀자, 인터파크 등 다양한 IT·게임기업 노동조합이 소속돼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규모는 약 2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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