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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로 머리 맞댄 최태원…"3개의 폭풍 온다"(종합)
    입력 2025.02.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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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경제 원로들로부터 조언을 구했다. 대내외 변수로 경제가 극심한 불확실성에 빠져들자 원로들의 의견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최 회장이 전직 경제·정책 사령탑과 공식적인 만남을 갖는 건 대한상의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경제 원로들과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경제 원로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마련되었다. 간담회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헌재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2025.02.12 윤동주 기자

최태원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 원로에게 묻다' 간담회에서 "나라의 어른이신 원로들의 경험과 식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하다"며 "이 자리는 그 지혜를 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과거 여러 차례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혼란을 수습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신 분들"이라며 "열심히 듣고 공부해서 기업이 실천할 부분은 과감히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불확실성이 가중된 최근의 경제 위기 요인을 두고 '3개의 폭풍'에 비유했다. 그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폭풍, 또 하나는 인플레가 걱정되고, 기술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오면서 국제사회 근본에 있던 기존의 질서를 상당히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합치면 4개의 폭풍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경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의사결정들을 모아 대격변기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진영을 초월해 역대 정부의 정책 사령탑이 모두 모인 것이다. 최 회장은 오는 19일 대한상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주요 경제·통상 관계자와 면담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경제 원로들의 조언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는 비상계엄 여파로 사회 전반의 혼란이 가중됐던 지난 연말부터 기획됐다는 후문이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경제 여건이 전례없이 악화된 상태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산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대한상의 차원의 역할을 모색했고 경제정책팀 등에서 간담회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듣고 배우는 자세'라는 각오로 경제 원로 간담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경제 원로들과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경제 원로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마련되었다. 간담회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이헌재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2025.02.12 윤동주 기자

역대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원로들은 과거 위기 극복 경험을 토대로 산업계의 방향을 조언했다. IMF 외환위기 극복에 기여했던 이헌재 전 부총리는 "한국 경제는 여러 기저질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컨트롤하기에는 경제 규모가 크고 복잡해져, 민간 주도의 신성장 전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미국과) 동맹 수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트럼프의 등장으로 한국이 수혜를 받아온 자유무역주의가 퇴조하고 있다"며 "여기에 정치 혼란까지 덮쳐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그는 "방위비 인상 압박, 중국과의 관계 등 한국이 '답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정치적 안정 없이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국이 빠르게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금리·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경제정책 운용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에 주목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강한 경쟁력은 기술, 인재, 창의적 콘텐츠, 배후의 제조업에서 창출된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민·관·정 콤비네이션이 탄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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