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우리의 목표는 ‘망가(만화의 일본어 표현)의 미래를 만든다’입니다.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LDF) 최고성장책임자(CGO)는 12일 오전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좋은 작품을 발굴해 함께 성장하는 동시에, 세계 웹툰 시장으로의 진출 통로를 열겠다는 의미다.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회사다.
라인망가는 일본 웹툰 시장을 상대로 장악력을 높이고, IP(지식재산권)사업까지 아우르는 ‘웹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웹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단행본처럼 인쇄물 형태의 만화가 발전한 기존 시장이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라인망가는 지난해 일본 웹툰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김 CGO는 "지난해 5월 라인망가가 경쟁사를 제치고 1위를 했다"면서 "시장 점유율에서도 지난해 1월 31%에서 1년만인 올해 1월에는 50%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라인망가의 성장세는 유료 콘텐츠의 성장세에서도 드러난다. 라인망가의 지난해 3분기 유료 콘텐츠 매출은 1억5990만달러(약 23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라인망가의 전체 매출 역시 25%의 고성장을 거뒀다.
다양한 웹툰 작품을 들여온 것이 라인망가의 주요 성장 배경 중 하나다. 한국 웹툰을 일본으로 들여오는 동시에 일본 웹툰을 발굴해 라인망가에서 서비스한다. 이를 위해 현지 웹툰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넘버나인’에 투자도 했다. 김 CGO는 "아마추어 작가와 프로 작가를 발굴해 창작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면서 "우리와 협업하는 현지 스튜디오들과 함께 일본에서 작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읽은 웹툰으로 취향에 맞는 웹툰을 추천하는 콘텐츠 마케팅도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됐다. 이런 방식으로 유입된 사용자가 신규 유입되고, 이 사용자들이 다시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계속 추천받으며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되는 것이다. 김 CGO는 "한국의 네이버웹툰이 그랬듯 일본 안에서 가장 다양한 장르와 팬덤을 만들고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P 비즈니스도 확대해 나간다. 웹툰이라는 한계를 넘어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으로 확장해나가는 방식이다. 하나의 작품을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하면 독자들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고, MD 상품 판매처럼 오프라인으로의 사업 확장에도 유리하다. 라인망가는 지난해 12개 작품을 영상화해 공개했는데, 올해는 20개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의 성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웹툰 시장으로의 진출 속도도 높여간다는 목표다. 김 CGO는 "일본 사업은 계속해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운영사)가 구축한 글로벌 생태계를 통해 글로벌 작품이 일본으로, 일본 작품들이 글로벌로 나가면서 우리의 생태계를 굳건히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매출 1위는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일본 만화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쳐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CGO는 경쟁 플랫폼 대비 라인망가가 가진 강점에 대해 "특정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작품이 랭킹에 오르면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어 향후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웹툰 제작의 자체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는 것도 우리뿐"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플랫폼들이 일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데 대해서는 "일본 현지 플랫폼들도 내수 시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신규 사업자들과) 경쟁보다는 함께 공생하며 망가 시장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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