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탈모 위험 4단계입니다." 머리숱이 많은 기자는 머리가 쭈뼛 섰다. 20대 중반까지 탈모 걱정은 해본 적이 없던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두피 스캔을 받았는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천호점 1층 AI 체험형 뷰티 팝업스토어에는 리필드와 트위닛, 사맛디 3개 AI 업체의 부스가 마련됐다. 무료로 탈모 상태를 체크하고 퍼스널컬러 진단과 패션까지 제안받을 수 있다.
AI 탈모 진단을 체험할 수 있는 ‘리필드’ 부스에 들어서자 매장 직원은 "잠시 머리를 만지겠다"면서 두피 스캐너를 가져왔다. 작은 기계가 기자의 정수리를 스캔했다. 스캔이 끝나고 1분가량 지나자 화면에 확대된 두피 사진이 보였다. 예상보다 훨씬 적나라한 모습에 움찔했다.
"제 두피가 이렇게 생겼나요?"
이마와 정수리·뒤통수 세 파트로 나뉜 분석 리포트는 이마 쪽 모근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20대 여성인 기자가 30대 남성과 비교해도 탈모 위험도가 높다는 직원의 설명에 말 문이 막혔다.
두피 분석은 케어 타입(건성·지성·민감성)과 위험도 5단계로 진단한다. 두피 스캐너는 병원에서의 탈모 진단 경험을 그대로 옮겨와 40만장 이상의 두피 이미지를 AI 데이터에 학습시킨 것이다. 단위 면적 당 모발 개수와 모발 두께, 한 모근 당 나오는 모발 평균 개수를 토대로 탈모 위험도를 분석한다. 이외에도 영구모로 분류되는 뒤통수의 모발 상태와 대비해 정수리나 헤어 라인이 얼마나 악화되었는지, 두피 내의 유분도와 염증도 데이터들을 성별, 연령별 평균치 데이터와 대입하여 최종적인 탈모 위험도가 산출된다.
충격을 받은 기자에게 직원은 사이토카인 성분을 이용한 탈모 기능성 화장품을 소개했다. 직원은 “탈모는 치료라기보다는 관리”라며 “두피도 피부처럼 꾸준히 케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리필드 화장품을 개발한 양미경 박사는 탈모만 30년을 연구하면서 '사이토카인' 성분을 발견했다. 사이토카인은 일종의 신경전달물질로 우리 몸 안의 수백가지 성장 인자를 촉진시킨다. 발모에 확실한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과 중국, 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직원은 탈모 관리를 위해 기자에게 사이토카인 샴푸와 부스터, 앰플 등을 추천했다. 홈페이지에서 봤을 때 정가는 3만8000원~ 8만7000원에 달했지만, 행사 매장에서는 탈모케어 샴푸(3만1500원), 헤어 부스터(2만7900원), 아이래쉬 듀얼 앰플(2만7900원) 등을 반값에 해당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퍼스널컬러 진단도 받아봤다. '트위닛' 부스에선 포토 부스처럼 생긴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얼굴을 중앙에 맞히고 사진을 촬영하자 30초 만에 분석 결과가 떴다. 기자는 스스로 '여름 쿨톤'이라고 판단했는데, AI의 분석은 달랐다. 겨울 쿨톤이었다. “많은 분이 감으로 퍼스널컬러를 판단하는데 AI 진단을 해보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화면을 아래로 내리자 얼굴형 분석 결과도 나왔다. 눈과 입, 코 모양을 세밀하게 분석해 ‘강아지상’, ‘와이드립’, ‘슬림코’ 라는 결과가 나왔다. 직원은 “인중 길이와 덕길이가 긴 편이시라 쉐딩으로 조정하면 더 균형이 잡힌다”고 조언했다. 눈과 눈썹 거리가 멀다는 분석 결과에는 “동양인들은 일반적으로 그런 경우가 많다”며 “아이섀도우를 넓게 바르면 보완할 수 있다”고 팁을 줬다.
다음 화면에서는 퍼스널컬러에 맞는 추천 색상이 떴다. AI가 베스트 컬러와 워스트 컬러를 나란히 보여주며 가장 어울리는 립 색상도 추천해줬다. 진단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니 부스 한쪽에서는 추천받은 립 색상을 화면상에서 입혀볼 수 있는 체험 기기가 있었다. 겨울 쿨톤에 맞는 백화점 립 제품을 여러 개 입혀보자 직원은 “피부가 하얀 편이시면서 겨울 쿨톤이 나온 분들은 자주색 계열이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며 화면에서 체험해 본 랑콤의 립 이돌 버터글로우 ‘모브 플럼’ 색상을 추천했다. 트위닛 부스 방문객은 1층 겔랑(GUERLAIN) 매장에서 무료로 페이스와 립에 10분간 '플래시 메이크업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랑콤(LANCOME) 매장에서는 '뗑이돌 케어 앤 글로우 파운데이션 1㎖와 제니피끄 얼티메이트 세럼 1㎖를 무료로 증정한다. 선착순으로 하루 50명에게만 증정한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패션 AI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사맛디’ 부스였다. 커다란 65인치 스마트 미러 앞에 서자 AI가 실시간으로 기자의 패션을 분석했다. 코듀로이 재질의 검정 셔츠에 회색 청바지를 입은 기자의 코디를 AI는 ‘포근한 곰돌이가 되고 싶은 날 패션’이라고 분석했다. 왼쪽에 있는 세로형 스마트 미러에서는 오늘 입은 옷과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받을 수 있었다. 날씨가 맑았던 탓에 이를 반영한 패션 아이템도 추천받았다. 세부 옵션으로 ‘20대, 여성’을 선택하자, 추천 아이템으로 DKNY의 컷팅 스티치 와이드 팬츠와 레더 베이직 재킷 등이 떴다.
AI 체험형 팝업스토어는 16일까지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천호점 1층 뷰티 팝업스토어 행사장에서 열린다.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기간 동안 리필드의 탈모 케어 제품은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트위닛 부스에서는 퍼스널 컬러와 얼굴형 분석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고, 결과지를 출력할 경우 5000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이번 팝업스토어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신 기술들을 적용한 디지털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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