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의 민영기업 심포지엄에 참석하면서 수혜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명예회장이 포럼에 초대되면서 알리바바그룹 주가가 급등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민영기업심포지엄(좌담회)에 참석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시 주석이 민영기업 대표들의 발언을 들은 뒤 중요한 연설을 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미국과 무역 긴장 고조와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속에 기업인들에게 국내외 사업 확장을 독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 주석은 반도체 자립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제 발전 촉진 등을 강조해왔다.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알리바바의 마윈과 중국 스마트폰 1위 업체이자 전기차로도 진출한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로 급부상한 유니트리의 왕싱싱 회장 등이 행사에 나왔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 왕촨푸 회장, 세계 최대 배터리기업 CATL 쩡위친 회장, 렁유빈 중국전국공산업연합회 부회장, '반도체 거물' 웨이얼반도체의 창업주 위런룽, 변압기 제조업체 정타이그룹 난춘후이 회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최근 저비용 고효율 생성형 AI 모델 출시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도 참석자 가운데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을 인용해 전했다. 량원펑은 딥시크의 돌풍 이후 공개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량원펑은 딥시크가 추론 AI 모델인 'R1'을 출시한 지난달 20일 리창 총리가 주재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바 있지만,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뒤로는 은둔 행보를 이어왔다.
참석자들은 시 주석이 행사장에 입장하자 기립박수로 맞이한 뒤 각각 발언했고 시 주석이 말할 때 경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다수는 시 주석의 발언을 꼼꼼하게 메모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민간 부문에 관한 심포지엄을 거의 주재하지 않는 시 주석이 테크 분야 주요 기업 수장들을 소집했다고 지난 14일 전했다. 시 주석이 민영 기업과 심포지엄을 처음 주재한 것은 집권 6년 만인 2018년이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건 마윈 회장과 시 주석의 관계 회복 여부다. 시 주석이 마윈을 만난 것은 중국공산당이 경제 성장을 위해 민간 부문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봤다.
앞서 마윈은 2020년 10월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비롯해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한 포럼에서 금융당국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이는 당국이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마윈의 발언 직후 그해 11월 예정됐던 알리바바 산하 앤트그룹의 상장이 전격 무산됐고, 알리바바는 핵심 수익창출원이었던 인터넷 소액 대출과 금융투자상품 판매 중단을 강요받았다. 또한 마윈이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뒤 2년여간 해외를 전전하는 동안 당국은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를 벌여 수조원대 벌금을 부과했다.
마윈이 시 주석의 심포지엄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알리바바그룹 주가는 2021년 말 이후 3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뛰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홀딩스(ADR) 주가는 4.34% 오른 124.73달러까지 올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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