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트렌드 : MS도 양자칩 공개‥뒤처지는 한국

[ 아시아경제 ] 해외 빅테크 기업 간에 양자컴퓨터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연이어 양자컴퓨터 분야 연구의 발전을 공개하면서 한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양자컴퓨터용 칩 '마요라나1'. 사진=마이크로소프트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양자 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양자 오류와 집적도 한계 등을 뛰어넘는 양자컴퓨터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요라나 1′이라 불리는 칩은 8개의 큐비트로 구성됐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최소정보 단위다.

IBM이 앞서 선보인 1000큐비트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 극히 민감하고 계산을 거듭할수록 오류가 늘어나 보정을 해야 하는 기존 초전도체 방식 양자 칩의 단점을 해결했다는 게 MS 측이 주장이다. MS는 100만개의 큐비트를 집적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양자컴퓨터 시대가 몇 년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MS는 컴퓨터 시대를 연 트랜지스터의 개발과 마요라나 1의 발명을 비교하기까지 했다.

위상 큐비트는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를 수 있는 절대온도 -273도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 방식의 큐비트와는 구분된다. 위상 전도체라는 새로운 물질 특성을 이용해 자연적인 오류 보호 메커니즘을 구현하였기 때문이다. 위상 큐비트는 오류 정정에 이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MS의 발표에 대해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시선이 상존한다고 전했다. 구글 IBM에 뒤진 MS 측이 구체적인 이론적 기반을 공개하지 않고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양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발표가 사기(fraud)라는 다소 과격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과 별도로 확실한 부분은 해외 기업들은 양자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구글과 IBM은 오랜 기간 초전도 큐비트 기술을 기반으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몰두해 왔다. IBM이 1000큐비트 시대를 열었다면, 구글은 슈퍼컴퓨터로 10억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에 끝낼 수 있다는 '윌로우'칩을 지난해 12월 발표해 양자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클라우드 1인자인 아마존과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GPU를 독점 중인 엔비디아도 양자분이냐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중국 양자기업 오리진퀀텀은 MS에 하루 앞선 18일 72큐비트 규모의 초전도 양자컴퓨터 '오리진 우콩'을 공개했다. 오리진 우콩은 양자컴퓨터 판 딥시크(Deepseek)가 될 수도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AI와 반도체뿐 아니라 양자 분야에서도 기술과 관련 장비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중에도 등장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인 양자분이냐에 대한 집중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투자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한상욱 한국양자정보학회장은 "해외 기업들이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뒤늦게 투자에 나서면 추격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