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쿠팡 로켓배송이 e커머스를 비롯한 유통가의 '물류 속도전'에 불을 지핀 가운데, 배송 시간을 분(分) 단위로 압축해 서비스하는 '퀵커머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퀵커머스는 거주지나 근무지 인근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안팎으로 배달해주는 즉시 배송 서비스다.
22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퀵커머스 서비스(플랫폼) 관련 U&A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가 '향후 퀵커머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45.8%는 '최근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배송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가격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실제 설문 결과 10명 중 4명 이상(41.4%)이 '배송 속도가 빠른지를 고려한다'고 답해 '가격이 저렴한지를 따져본다(50.3%)'는 응답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설문 응답자들은 퀵커머스의 장점으로 '빠른 배송이 가능해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하다(77.2%)'는 점을 꼽았다. 또 '급하게 물건이 필요한 상황에 유용하다(77.0%)'는 응답이 근소한 격차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당장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서비스를 이용한다(76.7%)'는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이용 빈도는 '월 2~3회(30.5%)'가 주를 이뤘다.
퀵커머스를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은 배달 애플리케이션(59.7%), 대형마트(52.1%), 편의점(47.9%) 순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자체 앱을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이 주로 주문한 제품은 신선식품(41.4%), 간편식(37.9%), 가공식품(33.5%) 등으로 식품류 비중이 비교적 높았다.
퀵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후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설문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71.7%)은 '앞으로 배송 속도가 유통업계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고, '빠른 배송 서비스가 장보기의 핵심이 될 것 같다'는 비중도 69.2%에 달했다.
또 '앞으로는 가장 빠른 배송을 해주는 유통채널 중심으로 이용을 자주 하게 될 것 같다(58.3%)'는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 퀵커머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플랫폼으로는 대형마트(67.5%)와 새벽배송(64.1%)이 주를 이뤘다.
다만 퀵커머스 서비스로 판매하는 제품이 '편리한 만큼 가격이 더 비쌀 것 같다(67.8%)'는 부정적 인식도 높게 나타난 점은 주목할만하다.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기보다는 미리미리 장을 봐 두는 게 좋을 것 같다(53.7%)'라거나 '가까운 마트에 방문하는 게 나을 것 같다(47.1%)'는 응답도 절반 안팎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장보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타 연령층보다 높았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아직은 퀵커머스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높은 만큼, 향후 대중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관련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1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배달 서비스 플랫폼 배달의민족의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전 세계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2030년 4480억 유로(약 60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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