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본 후쿠시마의 온천 명소에서 호텔 직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온천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노출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NHK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 오전 후쿠시마 다카유 온천의 한 호텔 인근에서 남성 시신 3구가 구조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들은 60대 호텔 지배인 1명과 50~60대 직원 2명 등 총 3명으로, 호텔 북쪽 산길 입구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세 사람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유지보수 점검을 하다가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지점에서 화산 온천의 독성 부산물인 황화수소가 고농도로 측정됐기 때문이다.
황화수소는 지열 활동으로 암석과 광물에 포함된 황 성분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기체로,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특징이 있다. 안전한 수준의 황화수소는 혈관 확장과 항염 효과가 있어 고혈압이나 관절통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공간이나 고농도의 황화수소에 노출되면 두통·구역질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이들이 사망한 지역은 기록적인 폭설로 18일 아침 기준 적설량이 146cm, 기온은 영하 7.7도에 달했다. 오오바 무 도카이대학 교수는 NHK에 "사망 지점에 활화산이 있어 매우 높은 농도의 황화수소가 나왔을 수 있다"며 "쌓인 눈이 지열에 녹으면서 움푹 파인 구덩이가 생기고 그곳에 공기보다 무거운 황화수소가 고였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 발생 현장을 포함해 인근 온천 시설 전반에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온천 유지보수 작업 시 유독가스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호 장비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카유 온천은 400년 역사를 가진 노천욕 명소로 겨울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8월 대만 신베이시의 한 온천 호텔에서 온천을 즐기던 투숙객이 황화수소 중독으로 숨진 사례가 있어 온천 이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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