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은 올해의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 작가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인 작가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기술을 활용해 창의성 영역에서 혁신을 이끈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수여한다.

올해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김아영 작가는 전통 기법과 혁신 기술을 융합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탐구했다"며 "기술 중심의 세상에서 윤리적·정서적 의미를 성찰하게 하면서 이 시대를 선도하는 예술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아영 작가는 "예술가가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기술에 잠재된 가능성을 탐구하고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작품 활동에서도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술을 활용해 이야기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술가들이 이러한 예술 담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의 헌신에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작가는 설치미술과 퍼포먼스에 더해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특히 AI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경험에서 영감을 받은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미래도시 서울을 달리는 여성 라이더와 AI의 상호 작용을 그린 영상 작품이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에선 게임 엔진, 라이다 스캔, 3D 모델링을 활용해 AI에 종속된 삶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담았다. 후속작인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2024)'는 생성형 AI로 만든 영상과 해시계 조형물로 서구 중심의 시간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식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제시한다.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김아영 작가의 작품은 디지털 시대의 시간과 인간의 경험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고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드러낸다"고 호평했다.

LG 관계자는 "김아영 작가에게 기술은 작품의 매개일 뿐 아니라 주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신기술을 접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을 고려해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바를 세심하게 고민하는 LG와도 공명하는 점이 많다"며 "앞으로 한층 영향력 있는 행보가 기대된다"고 축하했다.

김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는 뉴욕 구겐하임 현지 행사는 오는 5월 8일 열린다. 하반기엔 관객에게 직접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퍼블릭 프로그램'을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