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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급·최고급' 소문에 강남부자도 눈이 번쩍…'명품 식품관' 열렸다[르포]
    입력 2025.02.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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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천장 곳곳에 달린 샹들리에는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입구부터 손으로 한땀한땀 그려 넣은 천장 벽화가 이어진 공간은 유럽의 유서 깊은 건축물을 연상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재개장한 강남점 식품관 '신세계 마켓'은 고급스러움의 끝판왕이었다. 화려함과 웅장함이 특징인 바로크양식으로 식품관을 구성했고, 매대마다 프리미엄 상품들을 채웠다. 매장 리뉴얼 전 매주 신세계 식품관에서 장을 봤다는 장모씨(80대 여성)는 "과일만 봐도 이전보다 확실히 고급화됐다"면서 "돌아보니 불만 켜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음식들이 많아 젊은 친구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5월부터 강남점 식품관을 16년 만에 리뉴얼에 들어가 10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신세계마켓으로 재개장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지난해 승진한 뒤 처음 선보이는 매장이다.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은 강남점의 세번째 리뉴얼 프로젝트다. 전체 면적은 서울권 백화점 중 최대인 600평(약 1980㎡)에 달한다. 소득 수준이 높은 서초·강남 상권이 핵심 고객층인 점을 고려해 그동안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프리미엄 상품으로 매장을 채웠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단순히 가격이 비싼 제품이 아닌 산지에서 최상급 품질인 건강한 상품들로 구성했다.지정산지(셀렉트팜)에서 직접 계약한 과일을 들여와 품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축산식품도 신세계백화점의 지정목장에서 질좋은 고기를 엄선했다. 축산코너에서는 투명한 유리로 된 지육실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고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헤롯백화점 축산코너에 마련된 지육실을 보고 착안해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축산코너 모습. 지육실에서 고기가 숙성되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민지 기자.

기존 백화점 식품관에서 볼 수 없었던 고급 식재료들도 눈에 띄었다. 이탈리아 명품 트러플 브랜드 '타르투플랑게'와 프랑스 최초 캐비어 브랜드 '프루니에'는 나란히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타르투플랑게는 전일 저녁 이탈리아에서 도착한 생트러플을 판매한다.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찬코너는 면적을 70%가량 넓혀 기존 백화점 식품관들과 차별화했다. 기존 백화점 반찬점은 플라스틱 통에 담긴 반찬을 고객들이 카트에 담아가는 형태였는데, 신세계 마켓은 케이스 안에 신선하게 보관된 반찬을 원하는 만큼 골라 담아갈 수 있도록 했다. 또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조서형 셰프(장사천재 조사장)와 '대치동 요리선생님'으로 불리는 우정욱 셰프가 론칭한 브랜드(새벽종·수퍼판 델리)를 입점시켰고, 전과 김치, 일반 반찬, 샐러드 등으로 구역으로 나눠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수요를 반영했다.

반찬코너에서 조서형 셰프가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신세계마켓은 조서형 셰프의 새벽당 반찬 브랜드를 선보인다. 이민지 기자.
양곡 코너에서 운영하는 '쌀 방앗간' 모습. 도정하는 모습과 떡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민지 기자.

초개인화된 서비스는 신세계마켓이 지향하는 프리미엄이 그대로 전달됐다. 양곡 코너에서 운영하는 '쌀 방앗간'은 원하는 현미를 고르면 눈앞에서 3, 5, 7, 9분도로 도정한 뒤 포장해갈 수 있도록 했다. 소요 시간도 10여분으로 짧다. 소량(4㎏)으로 구성돼 있어 소비자들은 원할때 마다 신선한 쌀을 구매해 가져갈 수 있다. 원한다면 즉석에서 떡으로 만들어 가져갈 수도 있다.

신세계한식연구소에서 만든 '발효곳간'에서는 개별 육수팩 제조 서비스도 선보인다. 21가지의 건어물과 야채 등을 원하는대로 골라담으면 즉석에서 분쇄해 티백 형태로 만들어 준다. 소비자 마음대로 선물을 구성할 수 있는 '기프트 컨시어지' 서비스도 있다. 3000~5000원만 내면 과일이나 마켓에서 구매한 제품을 선물용으로 담아주는 서비스다. 규격도 다양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선물세트를 구성할 수 있다.

'발효곳간'에서는 개별 육수팩 제조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민지 기자.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리뉴얼을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장뿐만 아니라 물류 시스템, 위생 시스템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2년 연속 3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백화점 1위 매장의 타이틀을 유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강남점의 네번째 리뉴얼 프로젝트인 F&B, 델리 부문 공사에 들어간다. 하반기 매장이 재개장하면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6000여평(약 2만㎡)의 국내 최대 식품관으로 탄생될 예정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 부사장은 "프리미엄 수요와 글로벌 백화점의 위상에 부응하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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