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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썰전] 크래프톤 '인조이'가 초기대작인 이유와 몇가지 우려사항
    김국헌 기자
    입력 2025.02.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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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티져화면.
인조이 티져화면.

[중앙이코노미뉴스 김국헌] 크래프톤의 초 기대작 인조이 출시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크래프톤 소속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인조이 스튜디오의 신작 '인조이(inZOI)'가 오는 3월 28일 PC 얼리액세스로 먼저 출시된다.

이 게임이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이 게임이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AI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심즈'의 대항마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크래프톤의 AI 기술 정수가 모두 담기게 되는데 '스스로 진화하는', 사실상 가장 수준높은 형태의 '메타버스' 게임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5일 한국에 와서 한국 게임사들 중 유일하게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만 만난 이유가 있다. 크래프톤이 AI 관련해 한국 게임사들 중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반증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부터 AI 인력 확보와 원천 기술 연구개발에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2022년에는 딥러닝본부를 설립하여 자연어 처리(NLP), 비전&애니메이션, 음성 인식(STT/TTS), 강화 학습(RL) 등 다양한 AI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오픈AI의 플래그십 모델을 비롯한 고품질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CPC(Co-Playable Character: 협동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 개발과 게임 특화 AI 모델 최적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인조이는 현존하는 가장 수준높은 형태의 AI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이 초 기대작인 이유 몇가지를 살펴봤다. 


기대사항 1: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CPC들


크래프톤 인조이 게임 화면. 조이가 삼성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크래프톤 인조이 게임 화면. 조이가 삼성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인조이는 심즈 형태의 게임인 만큼 게임 속에서 수백명의 NPC(Non-Player Character)들이 존재한다. 유저들은 NPC들과 여러 관계를 맺고 게임 속에서 생활해 나간다. 

그동안 게임 속 NPC들은 입력된 대로만 행동하고 대사를 치는 수동적 형태의 모습이 전부였다. 하지만 인조이에서는 NPC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는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AI 소형 언어 모델(SLM)을 적용한 캐릭터들은 학습의 효과로 시간이 갈수록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행동을 게임 내에서 보여주게 된다. 

크래프톤은 NPC를 넘어, 새롭게 만들어 낸 'CPC(Co-Playable Character)'를 도입했다. CPC는 엔비디아의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정해진 행동만을 반복하는 NPC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조이에 등장하는 수백명의 CPC들은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 언제나 코딩된 대로만 똑같이 말하는 NPC가 아니라 이들이 나를 알아보기도 하고 대화를 자의적으로 인간처럼 나눈다는 것, 생각만 해도 기대되지 않는가? 놀랍게도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미 인조이에 '스마트 조이(Smart Zoi)'라고 하는 CPC들이 등장한다. 

스토리라인에서 중요한 핵심 캐릭터들도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헨리와 프시캣이다. 

헨리의 경우 전통적인 NPC들이 두번 세번 대화하고 나면 강제로 대화가 끝나지만 헨리는 대화가 최대 20번까지 이어갈 수 있다. 훨씬 창의적이고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는 트리를 AI가 직접 만들었고, 진화시키기 때문에 대사가 수천 수만가지로 늘어날 수 있다. 

프시캣이라고 하는 게임 속 도우미 캐릭터도 존재한다. 내가 게임을 하다가 모르는 게 생겨서 채팅을 통해 자유롭게 물어보면 이에 대해 답을 해주는 고양이 캐릭터다. 디테일하게 유저를 도와줄 수 있고, 일반적인 대화도 가능하며, 그 성능은 학습을 통해 점점 진화될 것이다. 

물론 다음달 얼리억세스 처음부터 "이건 사람이다"란 생각이 들 가능성은 제로다. 학습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조이는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진화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 이강욱 딥러닝본부장은 "올해 목표는 CPC인지 사람인지 10명 중 1명, 10%는 구분을 못할 정도로 만드는 것"이라며 "CPC 기능을 점점 발전 시켜나가서 장기적으로는 아예 구별을 못할 때까지 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사항 2: "내 표정을 게임 속 캐릭터가 그대로 따라 짓는다" 얼굴 인식 혁신


페이셜 캡쳐 기능으로 유저의 표정을 따라 짓는 조이의 모습.
페이셜 캡쳐 기능으로 유저의 표정을 따라 짓는 조이의 모습.

지난해 8월 인조이 캐릭터 스튜디오가 5일간 오픈됐을 때 호기심에 인조이를 접한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한 기능이 있다. 바로 '얼굴 표정 인식' 시스템이다. 영어로는 '페이셜 캡처' 기능이다. 

스마트폰과 게임을 연동하면 얼굴 인식이 가능해 지면서 유저의 표정을 조이(게임 캐릭터)가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 눈 게슴츠레 뜨기, 미소 짓기, 눈썹 올리기 등 플레이어의 표정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조이의 모습에 사람들 모두 놀랐다. 

지금까지 어떤 게임에도 유저들의 표정까지 게임 캐릭터가 따라하는 경우는 없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혁신이다. 실제 유저 얼굴을 게임 캐릭터와 비슷하게 설정하는 정도만 가능했지 표정까지 리얼하게 따라하진 못했다. 

이 게임이 나오고 나면 유튜브 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수많은 버튜버들이 유튜브 방송을 하는 기본 게임으로 인조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데 인조이가 필수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 버튜버 방송의 새 시대를 개척할 수 있다는 얘기와 같다. 만약 향후 여러 유저들이 한 맵에 모이는 멀티기능까지 활성화 된다면 실체가 부족했던 진정한 '메타버스' 게임의 시대를 인조이가 열 수도 있다. 


기대사항 3: 놀라운 AI 기술들과 현존 최강의 커스터마이징 기능


이 밖에도 인조이에는 그간 세상에 없던 놀라운 AI 기술들이 탑재된다. 3D 프린터 기술이 탑재됐는데 게임 속에서 사진을 올리면 게임 속에서 3D 아이템으로 그대로 구현된다. 원하는 풍선모양을 사진을 찍어서 넣으면 차 위에 올릴 수도 있고, 웨딩카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을 게임에서 완벽하게 구현한 것은 인조이가 처음이다. 

또, 비디오를 올리면 게임 캐릭터가 영상 속 모션을 그대로 따라하는 기능까지 탑재된다. 다양한 감정을 이제 캐릭터들이 표현하게 하고 싶은게 플레이어의 욕구인데 내가 원하는 유튜브나 영상을 올려 주기만 하면 자기 캐릭터가 그렇게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유저가 인조이에서 제작한 인기 아이돌 '카리나' 커마
유저가 인조이에서 제작한 인기 아이돌 '카리나' 커마

인조이 캐릭터 만들기는 현존하는 게임 중 최강이라고 보면 된다.  캐릭터 얼굴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인간으로서 가능한 변형은 대부분 가능하도록 구현됐다. 이미 커마 장인들이 안젤리나 졸리, 도널드 트럼프, 마이클 잭슨, 유명 아이돌 등을 똑같이 따라한 프리셋이 캔버스에 공유되고 있다. 

조이(게임 내 캐릭터)의 연령대, 체형, 의상, 악세서리, 네일 등 250개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변경할 수 있다. 또한 의상과 악세서리, 네일은 ‘AI 텍스쳐 생성’을 통해 다양한 패턴을 제작할 수 있다.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면 컴퓨터에 저장된 이미지 파일을 불러올 수도 있다.

커스터마이징에서 공통으로 강조된 기능인 AI 텍스처는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개발자 툴과 유사한 기능으로서, 가구나 여러 오브젝트, 심지어 조이의 의상에도 AI 텍스처를 입혀 자신만의 색다른 디자인을 자랑할 수 있다. 방식도 간단해 이불에 귀여운 판다의 이미지를 넣고 싶을 경우 AI 이미지 생성에 'cute panda'라고 입력하는 것만으로 판다 이미지가 생성된다.


기대사항 4: 최강의 건축 기능 만으로 '시간 순삭'


인조이 인테리어 모습.
인조이 인테리어 모습.

인조이에서는 조이들이 살 수 있는 집을 직접 만들고, 내부 인테리어까지 담당해 개성을 뽐낼 수 있다. 건물 건설은 마치 샌드박스 게임을 연상시킨다. 집을 지을 넓은 평지에 벽면을 세우고, 창문과 문을 만들어 이동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면 외형적인 집의 구조는 완성된다. 30층 건물까지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에는 침실, 거실, 주방, 다이닝, 욕실, 서재, 취미 등 여러 카테고리에 걸친 다양한 가구와 인테리어 장식을 활용해 집안을 꾸민다. 전체적인 집의 크기나 구조는 서양식에 더 가까워 집을 꾸미는 공간적 제약이 적다.

특히, 조이 생성 시 다양한 옵션이 준비되어 커스터마이징의 재미가 풍족한데, 집 만들기와 인테리어 또한 무궁무진한 옵션이 제공되어 꾸미는 재미가 있다. 물론, 현실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소지금이 있어야 다양한 가구와 소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그대로 직면하게 된다.

아울러 가구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의자를 예로 들면 서로 다른 등받이와 의자를 조합해 새로운 의자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집 만드는 과정을 어렵거나 귀찮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건축 프리셋도 따로 준비해 이미 생성된 집을 큰 수고 없이 바로 만들 수도 있다. 건축 기능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건축 만으로 '시간 순삭'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기대사항 5: 유저들이 게임을 완성해 간다...모드 지원


PC 기반의 게임들은 유저들이 모드를 통해 부족한 게임성을 완성시키곤 한다. 엘더스크롤4나 토탈워:삼국지 등의 경우 지금은 여러 유저들의 모드들로 완전히 다른 '갓겜'이 됐다. 인조이 역시 PC 게임이기 때문에 여러 유저들의 모드들이 나오며 게임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15세 이상 게임으로 출시되지만 모드를 통해 성인용 버전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크래프톤은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모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이를 고려하여 개발하고 있다. 모든 부분에 모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에 일부 기능에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기획자가 조정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열어 모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초기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는 이 부분이 충분히 열려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개발해 유저들이 더 많은 모딩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높은 사양과 최적화 등 몇가지 우려사항 있지만 매출 7조 마중물 될 것


이 세상에 완벽한 게임은 없듯이 인조이에도 여러 우려사항들이 존재한다. 

첫번째로 높은 사양이다. 인조이는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되고 높은 그래픽 퀄리티를 보이는 만큼, 그래픽카드가 RTX3070 등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 권장 사양으로 보면 2~3년 전 당시 최신형 부품으로 하이엔드급에 준하는 사양이다. 그만큼 사양이 호락호락한 게임이 아니다. 심즈는 여성들이 많이 플레이하는 장르이고, 인조이 역시 여성들이 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높은 사양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글로벌에서 인기를 끌기에도 높은 PC 사양 요구는 장애물이 된다. 인도에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국민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사로 후속작 인조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인도 국민들의 높은 사양 PC 보급률은 현저히 낮다. 인도에서 배그의 높은 인기를 인조이로 이어갈 수 없단 얘기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크래프톤 역시 고사양과 저사양으로 나눠 로우스펙의 PC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는 아직 PC버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콘솔 계획은 있으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플스5나 엑스박스로도 출시되면 더 많은 유저들은 인조이로 끌어들일 수 있을텐데 PC버전만 존재한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높은 사양을 가진 PC 구매가 부담스러운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콘솔버전 출시를 하루빨리 앞당겨야 한다. 

세번째는 최적화다. 최근 유저들은 최적화 문제에 극도로 예민하다. PV에서도 끊기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이같은 우려가 더욱 커졌다. 사양도 높은데 최적화를 잘 잡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크래프톤 이정민 인조이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랜덤한 식생을 배치하는 데 언리얼엔진5의 PCG(Procedural Content Generation) 기술을 사용했다”면서 “이 때 개수가 너무 많아지면 원활한 플레이가 힘들기 때문에 게임 옵션에 따라 밀도가 변하게 끔 세팅했다”고 전했다. 또한 “시티샘플 머티리얼을 활용하면서 부모 머티리얼을 최대한 적게 유지해 최적화에 힘썼다”고 밝혔다. 

네번째는 게임 속 부족한 디테일이다. 물건을 너도 나도 훔쳐가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는 NPC라던가, 조이와 조이를 지나처 갈때 또는 벽이나 문에 부딪힐때 그냥 지나가버리는 점, 요리를 할 때 냉장고 문을 열 때 손이 맞지 않는 점, 로맨스와 친밀도 단계가 너무 급발진으로 진행되는 점(관계도에 따라 히든 대화를 도입하는 게 어떨까), 조이가 기타를 갖고 있지 않은데 기타를 치는 점, 너무 조이들이 만능이라는 점(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숙련도나 레벨업 시스템을 도입해 처음엔 못하다가 잘하는 시스템 도입은 어떤지), 현실성 없는 물가(돈을 버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등은 향후 개선해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들은 얼리 억세스 이후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서 빠르게 개선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중국 게임사들이 약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이 완전히 혁신적인 게임을 한달 뒤 출시한다는 점에서 대환영한다. 배그를 통해 번 돈으로 인조이라는 AI 최정점 게임을 내놓는 크래프톤이 한국 게임사 원톱으로 자리잡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인조이를 성공시킬 수 있다면 크래프톤은 전투물인 배그와 인생물인 인조이를 투톱으로 내세워 매출 7조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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