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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다이소 비타민' 논란 확산…납품 제약사 철수
    입력 2025.03.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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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최근 수도권의 한 다이소 매장. 생활용품과 문구류, 먹거리 등이 진열된 매대 사이로 알록달록한 색상의 소형 박스에 담긴 건강기능식품들이 일렬로 줄섰다. 2030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쇼핑을 하던 방문객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진열된 제품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각종 비타민류부터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이 인쇄된 기초 영양제, 밀크씨슬, 오메가3, 루테인, 프로폴리스, 관절·연골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건기식까지 제품 수만 수십종에 달했다. 50대 여성 방문객은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성분이 표기된 영양제 박스를 한참 훑어본 뒤 제품 5~6개를 양손 가득 집었다. 30대 부부는 어린이용 비타민을 살펴본 뒤 "먹기 편하고 맛도 괜찮은 제품"이라며 설명을 꼼꼼히 읽어봤다.

수도권 다이소 매장에 건강기능식품이 진열돼 있다. 김흥순 기자

다이소가 지난달 24일부터 전국 200개 매장에서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에서 만든 건기식 30여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균일가 정책에 맞춰 제품 가격은 3000원과 5000원 두 가지 종류로 책정했다. 다이소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영양제 등을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중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 다이소 온라인몰(다이소몰)이 자체 운영하는 인기검색어 순위에서도 '영양제'가 줄곧 선두를 달린다. 60대 여성 고객은 "효능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형 제약사가 생산한 제품이니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가격이 저렴해 시험삼아 먹어보고 주변에도 나눠줘 볼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다이소에서 건기식을 판매하는 데 대해 일부 약국·약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다이소의 가격 정책만 보고 기존 약국들이 영양제를 비롯한 건기식을 그동안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해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대한약사회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은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과 소비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하기 때문에 단순히 판매가격만으로 비교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며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가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 하는 것에 대해 신속히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다이소에 건기식을 납품하는 제약사를 보이콧 하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수도권 다이소 매장에 건강기능식품이 진열돼 있다. 김흥순 기자

이 때문에 일양약품은 닷새 만에 다이소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일양약품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았다"면서 "초도물량으로 공급한 제품 외 더 이상 물건을 들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입점사인 대웅제약과 이르면 이달부터 다이소용 건기식을 출시할 예정인 종근당건강도 철수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다이소가 판매하는 건기식이 약국판매 제품의 최대 5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성분 함량 미달이라거나 효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포장 용량을 줄여 낱개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국 등 기존 판매처보다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다이소 측은 건기식 제조사에서도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성분이나 함량을 속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한다. 대신 영양제를 통상 3~6개월 분으로 판매하는 기존 채널과 달리 30일분으로 용량을 줄이고, 제품군별 필수 원료만을 압축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모든 제품은 제조사 측 요구대로 최대한 많은 수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며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마케팅 비용도 제외하면서 박리다매 전략으로 균일가 정책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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