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해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게 유망한 국가 6곳이 꼽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정부의 2월 범부처 수출비상대책에 따라 수출 유망국 6곳의 수출 기회를 정리한 '2025년 주목해야 할 진출 유망국 6'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미국 신정부가 연이어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기존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을 고려했다. KOTRA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국가는 물론, 성장이 정체된 선진국에서도 한국이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 진출 전략을 보고서에 담았다.
◆'글로벌 제조 중심' 도약하는 인도=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사우스 대표국 인도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은 확실한 시장 기회를 대변한다. 인도 정부는 2021년 8월 발표한 '인프라 부흥 계획'에 따라 100조 루피(약 1658조원)를 투자했다. ▲도시 인프라(상·하수도 및 폐기물 처리) ▲도로 연결 ▲공항 건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들이 건설장비 및 전력 기자재 수요에 집중해 현지 진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AI 시대, '데이터 허브' 꿈꾸는 말레이시아=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부터 한화 약 23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말레이시아는 AI 인프라 강화가 한창이다. ▲저렴한 전력비용 ▲유리한 지리적 위치 ▲정부의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말레이시아 수출이 6배 증가한 전산기록매체 외에도 데이터센터 관리·보안·가상화 등 신기술 서비스에 대한 수요 또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라시아 진출 거점' 떠오른 우즈베키스탄= 러·우 전쟁 이후 중앙아시아 자동차 산업의 '판'이 바뀐 것도 눈에 띄는 기회다. 우즈베키스탄은 유라시아 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산 자동차 수요가 중앙아 생산으로 전환되면서 2030년까지 최대 1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 부문에서 기술 협력과 장비 이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확대와 기업 진출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 그 다음, 新동력 구축하는 UAE= 아랍에미리트(UAE)는 석유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류·관광·AI 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관광 산업 ▲도시 개발 ▲에너지 다변화 추진 등에 따른 신재생 에너지 및 원자력 산업의 확장이 예상되며, 이에 따른 새로운 시장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생산구조 개선, 독일·이탈리아= 이번 보고서는 공급망 다변화와 산업 혁신 파트너십을 통해 (Win-Win)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유망 국가로 독일과 이탈리아도 꼽았다. 유럽의 대표 제조국인 두 나라의 자동화 관련 산업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연평균 3.51% 수준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한창인 환경에서 에너지 다변화와 산업 자동화 수요 확대 등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에 긍정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트라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과 새로운 성장 동력이 혼재돼 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규범 기반'에서 공급망 블록화 등 '자국 이익' 중심으로 변화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확산 등 글로벌 디지털 시장의 성장으로 혁신의 기회도 함께 발견되고 있다"며 "글로벌 사우스 또한 세계 경제의 신동력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