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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치솟는 전기요금…제조기업 40%, 조달방식 변화 검토
    입력 2025.03.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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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제조기업 40%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전력조달방식에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자가발전·전력도매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등 한국전력이 아닌 새로운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라 분산형 전원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70%를 넘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전기요금과 전력시스템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 요금이 높아진 데 따라 자가발전소를 세우거나 전력도매시장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방안을 시도할 것인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은 11.7%, '지금은 아니지만 요금이 더 오른다면 할 것'이라고 응답한 건 27.7%로 나타났다. 한전 전기를 계속 쓰겠다는 응답은 60.6%였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속적 인상으로 경우에 따라 자가발전소를 세우거나 전력도매시장에서 전력시장가격(SMP)으로 전기를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탈(脫)한전'이 본격화될 경우 한전의 입지는 좁아지고, 그 영향이 전력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0년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전기요금 인상 추이를 보면, 주택용 요금이 42% 오를 동안 산업용 요금은 227% 인상됐다. 애초 산업용 요금은 성장의 원천인 기업의 역할을 고려해 주택용보다 낮게 책정된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총 24차례에 걸친 요금 인상이 산업용(19차례)에 집중되면서 2023년 들어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을 역전했다.

주요국의 전기요금을 살펴보면 산업용 요금은 주택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체 용도별 요금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용 요금(2024년 12월 기준)은 미국·중국보다 높고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 비중이 한국(29.9%)보다 2배 더 높은 프랑스(64.2%)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전력 자료를 재가공한 주요국 전기요금(원/kWh).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AI 발전에 따라 전력을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등이 늘어나면서 그 대응으로 필요전기를 지역에서 생산해 쓰는 '분산형 전원시스템 도입'에 대해 '동의한다'는 기업은 74.3%로 높게 나왔다. 분산형 전원시스템 도입으로 지역 내에서 전력을 직접 거래하게 될 경우 우선 고려요인도 물었다. 기업들은 ▲공급안정성(49.3%) ▲판매가격(39.3%) ▲전기 생산 에너지원의 친환경(9.7%) ▲계약기간(1.7%) 순으로 답했다. 반도체·AI 등 미래첨단산업에 대해 할인요금제, 전력적시공급 등 별도의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84.7%에 달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중 등 주요국은 AI·반도체 패권 확보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력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며 "우리도 AI 혁명과 미래 생존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첨단산업에 대한 안정적 전력 공급과 강력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에 느끼는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78.7%가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46.4%는 '경영활동이 위축될 정도로 부담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으로 응답 기업 79.7%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답을 내놨다. 가격 경쟁이 심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A사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판매가격을 올릴 수 없다"며 "공정 특성상 24시간 전기를 써야 하는데 사용량을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철강 B사는 "지난해 4분기 요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의 80%에 달하는 금액만큼 요금을 더 내게 된다"고 부담을 호소했다.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74.0%가 대응책이 '없다'고 우려했다. '있다(26.0%)'고 한 기업은 ▲에너지 사용진단 및 절약(55.1%) ▲설비교체 등 효율투자(50.0%) 등을 대응책으로 꼽았다.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저비용 에너지원 확대(71.0%) ▲에너지효율시설 자금지원 및 세액공제 확대(51.7%) ▲요금제 다양화 등 소비자 선택권 확대(43.3%) ▲분산형 전원시스템 도입으로 전력망 투자 부담 완화(23.0%) 등 순으로 조사됐다.

분산형 전원시스템 도입을 위한 정책으로는 ▲지방 이전을 위한 파격적 규제개혁과 세제 혜택(29.7%) ▲지역별 전력판매요금 차등화(22.0%) ▲분산 전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AI 전력망 기술 도입(19.0%) ▲분산 전원사업자가 전력망 이용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망중립성 보장(15.0%) ▲ESS 설치, VPP사업자 활성화 등 관련 인프라 조성(14.3%) 등 순으로 응답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에너지를 거의 수입하고 수출이 중요한 나라인 만큼 에너지 효율 개선과 산업활동을 지원하는 전력시장이 뒷받침돼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며 "첨단산업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기요금 책정과 전력시스템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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