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선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출하량·매출 기준 모두 80%가량을 점유한 데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주도권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을 기준으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0.5%, LG전자는 30.6%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중국 브랜드인 TCL은 1%, 하이센스는 0.5% 수준에 그쳤다. 한국 기업의 비중(81.1%)이 압도적이다.
연간으로 보면 2021년 64.4% 수준이었던 프리미엄 TV 시장 내 한국 기업들의 비중은 ▲2022년 70.2% ▲2023년 78.3% ▲2024년 80.1% 등 순으로 해마다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TV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2023년 19.1%에서 2024년 31.1%로 12%포인트 성장하며 한국 브랜드가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는 데 기여했다.
매출로 봐도 지난해 4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양사 합계 점유율이 80%를 넘었다. 삼성전자는 50.7%, LG전자는 30.2%를 각각 기록했다. 연간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49.6%, LG전자 30.2%, 소니 15.2%, TCL 1.6%, 하이센스 0.9% 순이다.
1500달러 이상 TV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양상은 비슷하다. 지난해 4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51.4%, LG전자 22.2%로 도합 73.6%를 차지했다. TCL은 3.8%, 하이센스는 2.5%에 그쳤다. 연간으로도 한국 기업의 비중은 74.7%(삼성전자 50.9%·LG전자 23.8%)를 기록한 반면, 중국 기업의 경우 TCL 3.9%, 하이센스 1.7% 등에 불과했다.
이는 프리미엄 TV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OLED TV의 주도권을 한국 기업이 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OLED TV 시장에서 점유율 52.4%(출하량 기준)를 차지하며 12년 연속 1위 기록을 쓰기도 했다.
한편 최근 홍콩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패널 종류를 기준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TCL·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이 선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이런 기준이 데이터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통상 가격을 프리미엄의 기준으로 보는 것과 달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패널 종류를 기준으로 정해 OLED·미니 LED뿐 아니라 QD-LCD 등까지 모두 프리미엄에 포함하면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1000달러 이하 제품도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어서다.
실제로 43·50·55형 등 비교적 크기가 작은 TCL·하이센스의 QD-LCD 제품은 미국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서 200∼400달러대에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 종류 기준의 프리미엄 TV 분류는 제품 특징과 시장 내 포지셔닝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게 하고, 시장과 소비자의 인식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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