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SK하이닉스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고, 올해는 고대역 메모리(HBM) 공급을 더욱 확대하며 실적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4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미국 판매법인(SK하이닉스 아메리카) 매출은 33조1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황이 어려웠던 2022년 이후, 2023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체 매출(66조1930억원)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미국 시장이 SK하이닉스 실적 성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매출 급증은 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업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DDR5(5세대 초고속 데이터 전송 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가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회사는 올해 물량도 이미 전량 판매를 마쳤으며, 특히 차세대 제품인 HBM3와 HBM3E 공급량을 상반기부터 크게 늘릴 계획이다. 고객 수요가 더 증가하면서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 비즈니스 부문을 이끌어 온 류성수 부사장을 새 미국법인장으로 임명하며 현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류 부사장은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와의 협력관계를 이끌어온 인물로, 앞으로 미국 내 고객사 영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근 AI시장 성장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상승 국면에 진입한 만큼,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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