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LG유플러스가 구글과 손잡고 AI 모델 ‘제미나이’와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를 익시오에 접목한다. 우리나라 통신사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손을 잡고 AI 기술 발전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익시오를 사용자에게 필요한 행동까지 제안하는 ‘액셔너블(Actionable) AI’로 진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와 구글은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MWC 2025) 현장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전방위 협력안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익시오가 통화 맥락을 정교하게 분석하고 상황에 맞춘 통화 내용 요약과 추천 행동을 제안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다. 또 구글 클라우드 ‘버텍스 AI’ 서비스를 활용해 향후 통화 내용과 관련 있는 사물이나 상황, 장소 등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한다.

이날 부스에선 담당자가 핸드폰을 직접 들고 익시오와 구글을 접목한 기능을 시연했다.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하는 상황을 가정해 "여기에서 차로 25분 정도 걸릴거야"라고 말하니 익시오가 구글맵을 열고 경로를 추천해줬다. "택시 타고 갈까?"라고 하자 익시오가 "택시를 잡아드릴까요?"라고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사용자 통화 내용을 분석해 맞춤형 영상을 추천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통화 중 언급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장소나 사물을 즉시 검색하고 의견까지 내놓는 식이다. 익시오의 액셔너블 AI 기능은 연내 LG유플러스 모바일 고객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행사에서 "구글과 협력해 AI에 편의성을 더한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며 AI 생태계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MWC 2025’의 화두는 ‘AI의 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사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란 그라 비아’ 전시관에선 전 세계 IT 기업들이 차린 부스마다 ‘AI(인공지능)’라는 두 글자가 눈에 띄었다. 특히 전시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은 AI가 스마트폰을 넘어 로봇, 웨어러블 기기, 자율주행, 산업 솔루션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MWC 최대 스폰서인 중국 기업 화웨이는 전시관 1층 홀 대부분을 가득 채우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웨이 부스의 골프 시스템은 스윙할 때마다 타격 강도, 신체 움직임, 각도 등의 데이터를 생성해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마치 프로 코치의 지도를 받는 것과 같은 훈련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실내자전거 운동기구에 앉아 스마트워치를 착용하면 심박수 등 헬스케어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험존도 인기를 끌었다.

중국 샤오미는 부스에는 에메랄드색의 고급 스포츠카 외형을 갖춘 최신 전기차 ‘SU7 울트라’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다. 자동차를 타면 ‘샤오아이’라는 AI 비서가 운전자의 체형에 맞게 좌석을 조정해 목적지를 안내한다. 운전자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로봇청소기로 자동으로 청소를 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샤오미는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TV까지 AI 기술 생태계를 선보였다.

일본 통신 기업 NTT 도코모는 자체 개발한 XR(확장 현실) 안경 ‘미르자2’를 선보였다. 이 안경을 착용하면 일본어 문자를 쓰는 안내가 시각적으로 표시되고 소리로도 들을 수 있었다. 사용자는 안경에 표시되는 안내에 따라 붓으로 일본어 문자를 따라 쓰며 XR 기술과 일본 문화의 융합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AI 로봇들이 방문객들과 상호작용하며 미래 기술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중국의 기술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 G1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시장 내부를 성큼성큼 걸어 다니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로봇은 실제 인간과 유사한 걸음걸이와 움직임으로 로봇 기술의 진화를 실감케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1위 통신사업자인 ‘이앤(e&)그룹’이 선보인 휴머노이드 ‘아미라(Amira)’는 인간과 놀랍도록 유사한 외형으로 눈길을 끌었다. 빨간색 카디건을 입은 이 로봇에게 "AI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을 걸자, 로봇은 "AI가 점점 고도화될 세상에 대해 너는 기대가 되니, 아니면 두렵니?"라고 다시 질문을 해왔다. 단순한 대답이 아닌 상호작용적 대화 방식은 AI 기술의 발전 정도를 보여줬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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